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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 삭발에 담긴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국민의 승리다

by 조각창 2017.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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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가 치러졌다. 8주기에 봉하마을을 찾은 이들만 3만 명이 넘었다. 작은 봉하마을이 하루 종일 노란 물결로 가득했다.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며 더욱 그 의미를 크게 해주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참혹하게 세상을 떠야만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그렇게 친구를 만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인연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을 듯하다. 인권 변호사 시절 온갖 고초를 함께 견뎌내야만 했던 둘은 나이 차이는 존재하지만 두 사람은 그 어떤 누구보다 끈끈한 친구 사이였다. 그들의 운명은 단순히 인권 변호사만이 아니라 대통령이 된 후에도 이어졌다. 


정치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문재인을 정치에 끌어들인 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그의 곁에 있었던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누구보다 노 전 대통령을 잘 알고 있다. 인권 변호사 시절부터 대통령까지 그 긴 인연은 단순한 관계로 풀어낼 수 없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한 분은 고인이 되었고 다른 한 분은 이제 대통령이 되어 조우했다. 끔찍한 시간을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정치로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정치인이 되어야 했고, 두 번의 대통령 선거를 통해 결국 모두가 원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지독한 시간을 보낸 두 친구는 환한 웃음으로 조우했다. 오늘 치러진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는 다른 때와 달리 웃음이 자주 등장할 정도로 행복했다.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노 전 대통령의 평생지기인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 금의환향 했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식 참석은 그래서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가 승리했다고 외쳤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참석이라고도 했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문 대통령은 5년 후 퇴임하고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찾아오겠다고 했다. 그 발언 속에는 다시는 노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묵직하게 자신이 한 말은 철저하게 지키는 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우린 믿는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는 분명 우리 모두가 함께 하는 세상으로 만들어갈 것이다. 못다 이룬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이제 문 대통령이 만들어낼 것이라는 것만은 명확하다. 


"탈모로 인해 삭발하게 됐다. 건강상 문제는 없다"


"정치적인 의사표시도 아니고 사회에 불만 있는 것도 아니다. 종교적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심하게 탈모 현상이 일어났는데 탈모반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군데라 방법이 없었다. 본의 아니게 속살을 보여드리게 됐다"


"병원에서 치료 받으면서 물어보니 별다른 원인 없이 오는 경우 있다고 한다. 좀 스트레스 받은 것 외에 아무 일 없으니 걱정마라. 전국에 탈모인에게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의 정을 느낀다. 저는 이제 다시 나고 있다.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을 드린다"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오늘 같은 날은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하셨을 것 같다. 아버님을 사무치게 뵙고 싶은 날이다.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의 머리는 큰 화제였다. 완전히 삭제한 모습으로 등장해 무슨 의도가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을 알고 있는 노건호는 추모사를 하면서 즐겁게 자신의 삭발 이유를 했다. 다른 때와 달리 행복한 그의 모습은 반갑기만 했다. 


정치적인 것도, 사회에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그리고 종교적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하는 노건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농담을 할 정도로 노건호에게 아버지를 위한 8주기는 행복했다. 그가 이런 농담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 추도사로 인해 전국 탈모 협회와 탈모인들이 하루 종일 행복했다는 뒷이야기는 그래서 더 행복하게 다가온다. 


우리에게는 대통령이지만 노건호에게 문재인 대통령은 친근한 삼촌이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랐던 그 분이 대통령이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 뒤에 남겨진 그들을 아버지처럼 대해줬을 문재인이 그저 친한 아버지의 친구이고 삼촌 같은 인물이 아니라 이제는 한 국가의 대통령이 되어 아버지의 추모식에 참석했으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을 것이다. 


노건호는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분노의 추도사를 했었다. 당시 김무성이 참석한 모습을 보고 분노한 노건호는 작심 발언을 하며 큰 울림을 주기도 했었다. 당시와 비교해보면 말 그대로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의 탈모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모든 것을 웃음으로 치유해가는 노건호는 많이 행복해 보였다. 


많은 이야기들과 의미를 만들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는 행복이었다. 아직 크게 웃기보다 눈물이 앞설 수밖에는 없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진 추모식은 그렇게 앞으로 좀 더 웃는 추모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삭발마저 웃음으로 치환할 정도로 여유로워진 노건호의 모습이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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