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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악인취재기-고유정과 정유정 잔인한 살인의 데칼코마니

by 조각창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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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인 웨이브에서 제작되어 방송되는 '악인취재기'가 첫 2회분이 방송되었습니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악인들을 취재해 방송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죠. 웨이브 오리지널이라,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악인취재기'는 흥미로웠습니다.

 

고유정과 정유정은 이름이 같은 악랄한 살인마입니다. 정유정이 고유정의 살인을 보고 따라 했다고 밝히면서 더욱 주목받기도 했었죠. 이런 발언에 착안해 두 여성 살인마에 대해 취재한 내용을 정리한 첫 방송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 알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악인 취재기 정유정과 고유정

지난 29일 공개된 웨이브(Wavve) 오리지널 '악인취재기' 1~2회에서는 과외 앱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훼손·유기한 23세 정유정을 첫 번째 '악인'으로 정해 집요한 추적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단순하게 설명이 불가한 이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을 잡았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시작은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공개된 적 없던 정유정의 '실제 음성'이 담긴 통화 내용이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통화하는 내용에는 그 어떤 감정적 흔들림도 없었습니다. 경찰 호송차량 안에서 통화하며 "무기징역이 나올 것 같아"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섬뜩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그저 토막 난 시첼글 캐리어에 담아 옮기기만 했다고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저지른 살인과 시체훼손·유기 등의 범행 일체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정유정 공소장에는 '불우한 가정환경', '조부모로부터의 학대', '가족에 대한 분노'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부재로 조부모 밑에서 자랐고, 의붓할머니가 자신을 오래 학대했다는 것. 그로 말미암아 트라우마가 생겨 온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는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정유정의 학대 유무를 정확히 판단할 근거나 증거는 없지만, 명확한 것은 정유정이 가족에게 분노했고 '가족한테 복수하는 법', '존속 살인', '사람 X신 만드는 법' 등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검색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정유정의 노트에서는 '죽이지 않으면 분이 안 풀린다'는 섬뜩한 메모까지 남겨져 있었다는 것을 보면 그가 분노를 품고 살았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정유정은 진술에서 '평소 고유정 살인사건 등을 보면서 직접 사람을 살해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연쇄살인, 토막살인, 시신 없는 살인사건 등을 검색하며 방법을 학습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이 섬뜩하게 다가오는 부분입니다.

악인취재기 첫 회 스틸컷

문제의 고유정은 시체 없는 살인을 저지른 존재입니다. 자신의 전남편을 아들이 있는 같은 공간에서 무참하게 살해하고 토막내서 유기한 잔인한 살인마입니다. 초기 수사가 잘못되며, 시신을 영원히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도 답답한 일이었죠. 

 

시신이 없다고 해도 정황상 고유정이 전남편을 살해하고 유기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물적 증거인 시신은 없지만, 그 외 증거는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고유정이 살해한 장소에 엄청난 양의 혈흔이 발견되었고, 화장실에서는 내장에서 나온 혈흔도 발견되었다고 하죠.

 

전남편이 펜션에 들어가는 것은 CCTV에 잡혔지만 나오는 모습은 없습니다. 다만 고유정이 가방과 다른 물건들을 옮기는 모습을 통해 토막 내 유기했다는 정황 증거는 분명합니다. 아파트 쓰레기통에 유기하는 모습도 보였고, 고유정의 증언으로 배에서 바다로 버렸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고유정이 무기징역을 받은 것은 황당했습니다. 사형을 받아야 할 범죄자가 감형 가능성도 존재하는 무기징역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재혼한 남편의 아들도 죽인 혐의를 받았지만, 이를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 역시 정황상 고유정의 범죄로 보이지만, 증거부족으로 무죄가 되었습니다.

 

정유정은 고유정의 완전범죄를 흉내 내고 싶었던 것이었죠. 물론 그렇다고 그게 완전범죄가 되지 않고 무기징역을 받았지만, 정유정은 자신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찾은 피해자 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해하고 토막 내 유기하는 모든 과정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런 잔인한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하게 했다는 사실이 인간으로서 도무지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토막 낸 사체를 자신의 집으로 가져와 작은 여행 가방에 넣어 택시를 타고 야밤에 유기 장소로 향하는 과정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악인 취재기-정유정 고유정 사건 따라했다

실제 택시 기사가 정유정의 행동이 수상해 신고해 붙잡혔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같은 시간대에 현장을 택시를 타고 가보니 여자 혼자 그곳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 여성이 혼자 갔고, 무거운 가방까지 가져갔다는 것은 분명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준비한 범죄이기는 했지만, 실행 후 유기하는 과정에서는 터무니없이 엉망으로 철리해 붙잡혔습니다. 이 상황은 그만큼 정유정이 처음 살인을 했다는 정황이기도 합니다. 고유정 역시 완벽한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보였지만, 수사 과정을 통해 많은 부분이 허술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유정과 고유정 두 사람 모두 흉악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등 자신의 본의를 숨기고 거짓 행동을 하는 점이 흡사 데칼코마니처럼 닮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고 잔혹하게 범죄를 저지른 점도, 완전범죄를 계획한 점도 똑 닮아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최근의 범죄자들 역시 유사성들이 많습니다. 서울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에 용기를 얻어 더 큰 범죄를 저지르는 패턴을 생각해 보면, 정유정이 고유정을 동경해 사건을 준비하고 저질렀다는 사실도 이상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모든 내용이 끝난 후 정유정이 아버지와 나눈 긴 대화를 보면 그가 아동학대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교도소를 갔다 온 아버지에 대한 원망,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조부모와의 관계도 문제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던 정유정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고립된 상태에서 살인을 꿈꿨습니다. 

 

불우한 성장 과정, 비사회적 인간, 은둔형 외톨이 등 그 어떤 상황과 환경도 정유정의 살해에 대한 변명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던져진 수많은 이들이 정유정처럼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런 환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이들이 다수일 뿐입니다.

악인 취재기-살인의 데칼코마니 정유정 고유정

'악인취재기'에 출연한 기자는 "그냥 '사이코패스니깐 죽였네'로 끝나면 사회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왜 사이코패스가 생겨났는지, 그 사람이 범죄를 안 저지를 방안은 없는 건지..,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 안전그물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은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잘 보여줬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끔찍한 사건의 공론화, 이를 통한 지속적인 연구와 정확한 원인 규명,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범죄 수사의 방향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유사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길 바라는 것이 바로 '악인취재기'의 취지이자 존재 이유임을 첫 방송은 잘 보여줬습니다.

온갖 의혹과 음모로 악취 나는 사건 현장을 추적해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악인들의 실체를 드러내는 웨이브 오리지널 '악인취재기'는 10월 6일 보호종료아동을 대상으로 성(性) 착취 등 지독한 범죄를 저지른 '두 얼굴의 키다리 목사' 편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악마의 얼굴을 한 목사의 잔인함과 악랄함을 밝히고 알린다는 점에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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