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 집행유예 석방 유전무죄 무전유죄

남양유업 오너 일가인 황하나가 석방된다. 세 번의 마약 혐의에도 제대로 수사도 받지 않았던 황하나는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구속이 되었지만, 혹시나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사건을 은폐해왔던 검경에 이어 이제는 판사까지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다시 한번 실현했다.

 

대단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2015년 마약 범죄로 걸렸을 당시에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풀려났다. 뒤늦게 이와 관련한 수사를 한 경찰은 황하나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 때문에 운좋게 풀려났다는 주장을 했다. 담당 형사가 황하나가 아닌 다른 사람을 봐주는 과정에서 함께 걸린 마약 사범들이 풀려났다는 주장이다. 그걸 누가 믿나. 

"피고인은 수회에 걸쳐 지인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고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했지만, 매매는 단순 투약 목적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 두 차례의 다른 전과 빼고는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도 감안했다.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이후더라도 다시 마약류 범죄를 저지르면 어느 재판부가 됐든 실형을 선고할 것이다. 다시는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

 

수원지법 형사1단독 이원석 판사는 이날 이 사건 선고 공판에서 황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약물치료 프로그램 수강, 220만 56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실형을 살게 할 수는 없다는 단호함이 잘 보이는 판결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돈 가진 자의 자녀다. 이는 사회가 나서 비호해야 한다는 기괴한 논리를 담고 살아가는 듯하다. 돈 없고 빽 없는 자들은 작은 범죄만 저질러도 실형을 살지만 가진 자들은 그 어떤 범죄를 저질러다 자상한 사법부에 의해 처벌도 받지 않고 풀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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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회 마약을 했지만 반성했다. 두 차례 전과 외에는 범죄 전력이 없다. 기괴하지 않은가? 초범이라면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아니면 재판부도 가능한 형을 살지 않게 하려 노력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초범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유사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그건 동의한다.

 

재판정에서 밝혔듯, 수차례 마약을 했다. 필로폰만이 아니라 향정신성 의약품도 복용했다. 반복적으로 마약을 해왔다. 처음 적발된 2015년부터 최근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한 것까지 무려 4년 넘게 마약을 상습적으로 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매매는 단순 투약이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주장이다.

 

더욱 가관은 두 번의 다른 전과가 있었지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범죄 전력은 있지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다는 말장난이 왜 법정에서 나오는 것인가? 기괴하고 황당한 선고가 아닐 수 없다. 마약 초범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반복적으로 마약을 해왔다.

 

마약을 해왔던 것도 문제지만 검경이 황하나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까지 있는 사건을 재판부는 무시했다. 그저 돈 많은 집안 딸이니 봐주자는 생각이 아니라면 과연 누구에게나 그런 판결을 했을까 하는 의혹이 떠나지 않는다. 검찰의 2년 구형을 무시한 재판부의 선고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갈길이 멀다는 확신을 준다.

 

황하나는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을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2∼3월 박유천과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ｇ을 구매해 6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9∼10월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을 박 씨와 같이 투약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