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구속 영어의 몸 서울 구치소 수감, 사필귀정 다시 민주주의다

박근혜가 구속 수감되었다. 감옥에 갇혔다는 뜻인 '영어의 몸'이 되었다는 의미다. 8시간이 넘는 구속영장 심사가 있었지만, 판사의 결정은 의외로 빨랐다. 많은 이들은 아침에나 결정이 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새벽 3시 정도에 구속 결정이 났다는 것은 그만큼 범죄 사실이 명확했다는 의미가 된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강하게 섰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 임기를 못 채우고 파면당한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박근혜의 삶은 오욕이었다. 구속된 박근혜는 기본 10일에 추가 연장 10일까지 포함해 최장 20일 동안 구속할 수 있다. 20일 후 기소 여부가 정해져야 한다는 점에서 우린 보다 빠르게 박근혜의 기소까지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피의자는 대통령 권한을 남용해 공범 최서원(최순실의 개명 후 이름)과 피의자의 사익 추구를 하려 했다"

"국격을 실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음에도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까지 부인으로 일관하는 등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명확하게 최순실과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청구서가 중요한 이유는 판사의 구속 영장 발부는 이에 동의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모든 것들을 부인하고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 

박근혜가 수많은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부정하면서 오히려 구속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수많은 증거들이 넘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부정한다는 것은 그 많은 증거를 훼손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 삼성동 자택에 있다고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범죄 사실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니 말이다. 

박근혜는 노태우와 전두환에 이어 검찰에 구속된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되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직책에서 물러난 후 시간이 걸렸던 것과 달리, 박근혜는 임기 내에 구속이 되었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더욱 앞선 대통령들이 군사 정부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박근혜의 구속은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는 13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 포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공무비밀누설 죄목에 걸쳐 형성된 13개 범죄 혐의다. 이는 구속된 역대 전직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혐의 이기도 하다. 워낙 방대해서 조사하는 과정만 해도 긴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하고 큰 죄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관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298억 2천 535만원을 최씨, 미르와 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주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뇌물과 제3자 뇌물이 모두 삼성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구속되어 있는 이재용 부회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삼성 뇌물죄만이 아니라 최씨 개인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더블루케이 등에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강요, 롯데그룹에 75억원의 추가 출연 강요, 최씨에게 공무 비밀 문건 47건 제공,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 운영 지시, CJ 이미경 부회장 퇴진 강요 미수, 최씨 측근인 이상화 KEB 전하나은행 본부장 승진 청탁 등 혐의도 받고 있다.

엄청난 수준의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대기업으로부터 받는 과정과 관련해서도 뇌물과 강제로 걷은 것으로 의심되는 돈의 규모는 엄청나다. 이 정도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는 범죄다. 최소한 10년 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뇌물죄를 지은 박근혜의 구속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정치권은 제각각의 의견들을 내고 있다. 친박 의원들은 박근혜 구속을 비판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정치권은 당연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외신 역시 발 빠르게 박근혜 구속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우병우를 비롯해 여전히 숨어있는 문고리 3인방 모두에 대한 수사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박근혜 구속은 그 시작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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