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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레스터시티 구단주 사망 애도가 쏟아지는 이유

by 조각창 2018.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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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PL 레스터시티 구단주가 사망했다.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추락해 폭발하며 구단주를 포함한 다섯 명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건은 끔찍함으로 다가왔다. 태국 출신 부호인 구단주는 구단을 매입 후 자신의 약속처럼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경이로운 기록도 세웠다. 


600여 억원에 레스터시티를 매입한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는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2부 리그 팀을 단기간 1부리그 우승팀으로 올려 놓았다. 2016년 EPL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시티는 말 그대로 센세이션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과감한 투자와 애정이 아니면 이런 동화는 만들어질 수 없는 일이다.


누구도 2부 리그에서 올라온 레스터시티가 우승 할 것이라고 기대한 이는 없었다. 어쩌면 레스터시티 응원단도 이런 단기간에 우승을 할 것이라 상상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동화처럼 실제로 이뤄냈다. 구단 우승이란 짜릿한 결과물 못지 않게 구단주에 대한 사랑은 의외로 뜨겁다.


면세점 체인인 킹파워 인터내셔널을 창업해 엄청난 부를 쌓은 입지전적 인물은 늘 독점과 특혜 시비로 눈총과 질시를 받았다. 중국계로 알려진 비차이 가문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는 이들은 없다. 그만큼 그에 대한 정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우승을 위해 수천 억을 투자하고, 우승 후 선수들에게 6천만 원이 넘는 고급 전기차를 선물로 주는 통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선수들을 초대해 축하도 하는 등 구단주는 그 어느 팀보다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내줬다.


단순히 선수들만이 아니라 팬들에게도 다양한 서비스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역 아동 병원에 20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원)을 기부하고, 공짜 맥주와 음식을 제공하는 등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구단주가 경기를 보러 온 팬들에게 이런 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당연히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영국인들의 축구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그런 구단의 구단주가 된다는 것은 명예다. 그렇게 구단주가 되어 먹튀가 되는 자들도 있지만, 비차이 구단주처럼 막대한 지원을 통해 명문 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레스터시티는 슬픔에 잠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박의 나라라고 불리기도 하는 영국에서 도박업체가 2016시즌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은 5천분의 1이었다. 여기에 돈을 걸었다면 엄청난 돈을 벌었을 것이다. 그만큼 2부리그였던 레스터시티가 비차이 구단주 인수 후 5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동화를 만들어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동화를 만들어낸 후에도 구단을 팔지 않고 애정을 가지고 운영하던 구단주의 갑작스런 사망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영국축구협회회장인 윌리엄 왕세손과 메이 총리 등도 비차이 구단주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사망 현장에는 레스터시티 유니폼과 수많은 꽃들이 가득하다.


많은 이들은 사고 현장을 찾아 여전히 추모를 하고 있다. 뒤늦게 알려졌지만 헬기 조종사는 자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막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구장에는 여전히 천여 명 정도가 있었다고 한다. 헬기가 만약 구장에 추락했다면 엄청난 피해가 났을 것이다. 


헬기 조종사는 주차장 구석으로 몰았고 대규모 사망 사고를 막았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멈춘 상태에서 최소한 피해만 입히는 선택을 한 조종사의 마지막 사투도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으로 전해지고 있다. 처참한 죽음 뒤에 수많은 이야기들은 그렇게 많은 이들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서포터들에게 음료와 원정 여행 경비, 아침 식사, 스카프 등을 선물하는 것을 즐겼다는 구단주. 최근에 레스터 시의회는 1억 파운드(한화 약 1460억)을 들여 훈련 구장을 짓도록 승인되었다고 한다. 인터뷰도 하지 않았지만 구단주는 이런 식으로 레스터를 위해 일하는 것을 즐거워 했다고 한다. 


참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구단을 위해 최선을 다한 구단주의 죽음은 레스터시티 선수와 팬들 만이 아니라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아픔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동화와 같은 신화를 만든 비차이 구단주의 사망 소식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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