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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펜션 사고 보일러 배관 비정상적 연결 확인,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by 조각창 2018.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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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펜션에 놀러 간 고3 학생 10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이 숨졌다. 다른 학생들 역시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서울 대성고등학교 학생들이 수능을 마치고 친구들끼리 펜션으로 놀러 가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크다.


방학은 아니지만 수험생들에게는 시험이 끝나는 순간 학교 수업은 무의미하다. 그런 점에서 체험 학습을 신청해 놀러 가는 것은 이 친구들에게는 특별한 추억 쌓기였을 것이다. 졸업을 하게 되면 지금과 달리 쉽게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이들의 여행은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행복한 추억 여행 길에 이들은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10명 중 3명은 사망한 채 발견되었고, 남은 학생들 역시 위중하다는 점에서 끔찍한 이야기는 더욱 많이 들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부모의 허락을 받고 떠난 여행. 그리고 돌아오기로 한 날 영원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사연은 그래서 더욱 답답함으로 다가온다.


사고 직후 보도는 자살로 몰아가는 분위기였다. 물론 그럴 수는 있다. 펜션을 빌려 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무조건 속보 전쟁을 벌이는 기자들을 탓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번은 다른 사례와는 많이 달랐다. 사고 보도를 하기 전 펜션 주인과 짧은 인터뷰라도 했다면 다른 사실이 보도되었을 것이다.


고교생 10명이 한꺼번에 쓰러지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하게 한다. 더욱 겨울철이다. 그렇다면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동안 자살 보도가 사실처럼 이어지며, 마치 아이들이 기괴한 방식으로 집단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나돌 수밖에 없었다.


언론을 통해서 드러난 사실을 보면 아이들은 새벽까지 인기척이 있었다고 했다. 새벽 3시 정도까지 아이들이 깨어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의도적으로 자살을 하러 온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복층으로 된 그 펜션에서 입구 쪽과 2층에서 잠든 채 발견된 아이들을 어떻게 자살로 볼 수 있는가.


결과적으로 문제의 펜션에 보일러 배관이 어긋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가스누출경보기 조차 없어 아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조만간 대학 혹은 사회로 나가는 그들의 첫 여행은 안타깝게도 마지막 여행이 되고 말았다. 아직 명확하게 사고 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 하기 어렵지만 이번에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사고 현장을 감식하는 과정에서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악의적으로 연통을 다시 연결하거나 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이는 설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가스보일러 배관과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서로 어긋나 있는 상태였다.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설 설치 기준을 좀 더 확인해 봐야겠지만 육안상으로는 가스누출경보기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조사 결과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배관 연결이 서로 어긋난 상태라고 밝혔다. 밖으로 배출되어야 할 배기가스가 나가지 않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가스누출경보기 조차 없어 사고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일산화탄소는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연료가 연소할 때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다. 무색 무취로 사람이 인지할 수도 없고, 소량으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펜션의 가스보일러 배관 문제가 애꿎은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볼 수밖에는 없다.


이와 유사한 사건은 겨울철이 되면 종종 벌어지고는 한다. 보일러를 켤 수밖에 없는 추운 겨울 자칫 점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누구라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그래서 더욱 분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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