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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영원한 챔피언 이왕표 암 투병 끝 별세 이동우에 눈 기증 유언 마음 아프다

by 조각창 2018.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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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이 된 레슬러 이왕표가 암 투병 끝에 사망하고 말았다. 건장한 체구에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며 대한민국 프로레슬러의 마지막 전설이 된 이왕표의 사망은 그래서 아쉽다. '영원한 챔피언'이라는 별명으로 한국 프로레슬링의 대부로 활약해왔던 그의 죽음은 국내 프로레슬링의 사망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왕표는 '박치기왕' 김일의 수제자였다. 1975년 프로레슬러로 데뷔한 후 세계프로레슬링기구(WWA)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면서 큰 인기를 누렸던 선수이기도 하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프로레슬링 인기가 떨어진 뒤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레슬링 선수로 활동을 해왔다. 


미국은 하나의 쇼로 여전히 프로레슬링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의 프로레슬링 전성 시대와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미국에서는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프로레슬링은 이미 잊혀진 지 오래다. 국내에서 프로 복싱 인기가 사라지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다. 


한국은 한 때 복싱이 최고의 스포츠로 각광을 받았던 적이 있다. 가난한 이들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 복싱을 하고 그렇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프로 복싱 세계에 입문해 세계 챔피언이 되는 과정은 그 자체가 드라마가 되기도 했었다. 그렇게 세계적인 선수들도 많이 나왔었다. 


프로레슬링 역시 전설과 같은 선수들 이름이 새겨질 정도로 큰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다양한 스포츠가 발전하고 사랑을 받으며 서서히 사라져 갔다. 몸으로 직접 대결을 해야 하는 레슬링이나 복싱이 사양 스포츠가 되는 것은 어쩌면 시대적 조류일지도 모른다. 누구도 힘들게 직접 싸우려 하지 않으니 말이다.


여전히 도전 의식이 강한 이들은 종합 격투기로 모아졌다. 복싱 선수, 레슬러 등 수많은 타격 스포츠를 하던 이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대회를 만들어 성공시켰다. 종합 격투기가 대세가 되며 역설적으로 프로 복싱과 프로레슬링 등은 정말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었다. 


국내에서 프로레슬링에 대한 추억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이들은 40대 이상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명맥이 끊겼다는 의미가 된다. 그나마 프로레슬링을 세대와 남녀 구분하지 않고 즐기게 한 것은 '무한도전'이었다. 무도 멤버들이 직접 프로레슬링을 배워 시합을 가지는 그 과정 자체가 큰 화제가 되었다. 


프로레슬링 부활을 위해 시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프로레슬링의 재미를 만끽하기는 했지만 그게 사양길에 접어든 프로레슬링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잊혀져 간 프로레슬링을 되살리기 위해 이왕표는 암 투병 중에도 열심히 노력해왔다. 


2009년과 2010년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인 밥 샙과 타이틀 경기를 치르기도 하면서 대중들에게 프로레슬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5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지고 무대에서 물러났다. 은퇴를 한 후에도 한국 플레슬링 발전을 위해 힘써왔다. 


이왕표는 2013년 담낭암 수술을 받고 기적처럼 병을 이겨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암이 재발되어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숨을 거둬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2018년 9월 4일 오전 9시 48분 향년 64세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한 세대를 책임졌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의 죽음은 한국프로레슬링과 오버랩이 되며 더욱 아프게 한다.


"나 이왕표는 수술중 잘못되거나 차후 불의의 사고로 사망시 모든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 나의 눈은 이동우에게 기증하고 싶다. 2013년 8월 14일 새벽 이왕표"


2013년 암 수술 후 치료 과정에서 이왕표는 휴대 전화 속 유서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신이 사망하면 눈은 이동우에게 기증하고 싶다고 했다. 이동우는 개그맨으로 실명해 많은 이들을 아프게 한 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의 주인공인 임재신 씨도 이동우에게 망막 기증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RP)'이라는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이는 빛을 받아들이는 눈의 광수용체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질환'이라고 한다. 문제는 지금 의학기술로는 '망막 이식'을 해도 시력 회복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왕표 선수의 유언과 같은 망막 이식도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실제 망막 이식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 씀씀이가 바로 이왕표이기도 하다. 가장 화려하던 시절 프로레슬러가 되었지만, 대중들의 외면을 받던 프로레슬링을 알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받친 위대한 프로레슬러의 마지막은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으로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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