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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첫방 독함과 재미 모두 잡았다

by 조각창 2018.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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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정규 편성된 후 첫 방송이 되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이 방송은 첫 회부터 독하게 다가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비서와 인터뷰를 시작으로 '다스 추적자'가 된 강유미의 다스 본사 방문도 흥미로웠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을 것이다. 파일럿은 정규 편성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단거리라는 점에서 질주를 해야 하고, 정규 편성의 경우 숨 고르기를 하며 달리는 마라톤과 같다. 그런 점에서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규 편성이 반가운 것은 앞으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국내로 돌아온 양정철 전 비서를 공항에서 납치 아닌 납치를 해서 청와대가 보이는 호텔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최측근임에도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양정철 전 비서에 대한 말들은 여전히 많았다. 정치 일선에 나서야 한다는 말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가장 가까운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청와대에 함께 가지 않은 것은 이상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하지만 태도는 분명했다.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역할에 충실해야만 한다는 그 단호함은 그래서 반갑기만 했다.


청와대 입성은 하지 않았지만 청와대에 있는 많은 이들과 친분이 두터워 사안들에 대해 조언을 할 수도 있는 위치지만 그것도 거부한다고 한다. 절대 먼저 전화 거는 일은 없다는 말로 거리감을 표시했다.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먼저 전화를 해서 훈수를 두는 짓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차이는 엄청나다. 세 가지 이유로 그 훈수가 불러올 파장은 결과적으로 '최순실'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최측근의 월권이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적폐 청산이라는 단어는 적절하지 못하다며 부정 부패 비리 사안들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정정했다.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 이런 비리 사범들을 비호하는 자들을 향한 강력한 한 방이었다. 


권력의 생리와 인간의 본성을 언급하며 거리 두기에 나선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 가지는 자세는 그래서 더 아름답다. 자신을 굳이 비유하자면 횡경막이라고 칭하고 손수건과 같은 존재라는 양정철 전 비서는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다시 비서관 자리로 돌아가 평생 문 대통령과 함께 하겠다는 양 전 비서가 밝힌 '아름다운 복수'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문 대통령은 '복수'를 다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복수라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들과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복수였다. 악랄한 방식으로 탐욕에 찌들어 권력을 남용해왔던 자들에게 복수하는 것이 정정당당이라는 사실은 많은 국민들이 문 정부를 지지하는 이유다. 


강 특보 강유미가 '504의 비밀'을 추적하며 이명박근혜의 공통점을 알고 '다스 투어'를 다니는 과정은 재미와 시사의 교점을 찾는 과정이었다. 기존 뉴스에서는 다룰 수 없었던 소소한 내용들이 잘 담겼다. 다스가 누구 것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이상은 회장에게는 그 흔한 회사 법인 카드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운전기사인 김종백의 카드를 대신 사용했다는 증언은 황당함으로 다가온다. 안마를 받기 위해 자주 갔다는 낡은 안마소에서는 처음 이 회장을 나이들고 불쌍한 할아버지 정도로 인식해서 가격도 깎아줬다는 말은 이명박 가족들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게 한다.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도 즐거웠다. 이미 김어준이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봐왔던 방식이라 거부감도 없었다는 점에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무거운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적당한 가벼움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반갑다. 


촌철살인이 보다 강력하게 이어져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많은 시청자들이 기다려왔던 새로운 형태의 시사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썰전'과 동시간대 편성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김어준의 다짐처럼 유시민 작가가 다른 일을 찾게 될지 궁금해진다. 함께 방송을 해도 좋은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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