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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청춘시대 시즌2를 간절하게 바라는 이유

by 조각창 201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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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에서 방송되었던 금토 드라마 '청춘시대'가 12를 끝으로 종영되었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매력적인 이 드라마는 시청률과는 상관없는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청춘들의 고뇌와 아픔을 적나라하게 그린 '청춘시대'는 여타 로코와는 전혀 다른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벨 에포크라는 셰어 하우스에서 거주하는 다섯 명의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가 이렇게 폭발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다섯 명의 20대 여성들의 통해 현재의 우리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 '청춘시대'는 방송이 애써 외면했던 우리였다.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 류화영, 박혜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에 방송 전에는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들로 엄청난 이름값을 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드라마와 경쟁이 되겠느냐는 주장이었다. 당장 같은 시간대에 전도연의 '굿와이프'가 방송되니 관심도 떨어져 있었다.

 

수많은 우려들은 첫 회 방송과 함께 완전히 사라졌다. 완벽하게 자신의 옷을 입은 듯한 이들의 연기에는 구멍이 없었다. 아이돌 출신인 한승연과 류화영만이 아니라 가수로 시작해 배우를 겸하고 있는 박혜수에게도 빈틈은 없었다. 확실하게 무게 중심을 잡아준 한예리의 연기는 말해 무엇 하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단발머리로 외모적인 변신을 꾀한 박은빈은 기존에 보여주었던 그녀가 보이지 않는 색다름으로 다가왔다.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박은빈은 아역이 아닌 완벽한 성인 연기자로서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다섯 명의 청춘들이 살아가는 각각의 이야기를 묘한 분위기 속에서 풀어낸 것도 좋았다.

 

박연선 작가의 전작들인 '얼렁뚱땅 흥신소''난폭한 로맨스'등에서 보여주었던 기묘함이 그대로 이식되어 풀어내는 과정이 압권이었다.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유발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이어지고, 이를 촘촘하게 엮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모습은 웰 메이드 드라마 특유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12회가 끝난 후에도 여운이 그대로 남는 이유는 어쩔 수 없다. 우리 청춘들이 다 그렇듯 예측 불가능한 그들의 청춘 역시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돈 170여만 원을 들고 인생 최초로 무계획적인 삶을 살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는 진명과 아버지와 관련된 트라우마로 힘겨워하던 은재. 그런 은재를 위한 하얀 거짓말을 한 지원은 그렇게 희망을 품게 해주었다.

 

지옥과 같은 죽음에서 홀로 살아난 후 미래가 없는 오늘만 살아왔던 이나는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그 삶이 언제나 밝고 희망찰 수는 없었다. 불안하고 힘들기만 한 선택이다. 자신의 선택이 잘 한 것인지 불안하기만 한 이나는 빨리 그만두고 다른 것을 찾는 것이 옳은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진 후 남자에게 납치를 당했던 예은은 심리 상담을 받고 있었다. 심리 상당 내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벨 에포크 하메들의 이야기만 하는 예은은 자신이 당시의 모든 것을 잊었다고 확신했다. 자신이 자신도 모른 채 애써 감추고 있었지만 예은은 여전히 망가져 있었다.

 

스스로 최면을 걸어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던 예은은 길거리에서 연인들끼리의 장난에 다시 그날의 공포 속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잊은 줄 알았던 그 기억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 지독한 기억은 그렇게 쉽게 사라질 수 있는 수준의 공포는 아니기 때문이다.

 

지독한 가난에 미래도 불투명한 대부분의 청춘을 대변한 진명의 삶도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큰 관심사였다. 지독할 정도로 버티면서 살아왔던 진명이 그동안 보여준 적이 없는 일탈을 선택하는 모습은 시원하기까지 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새로운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은 진명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주는 선물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방송이 끝나기 전부터 많은 시청자들은 시즌2를 요구하고 있었다. 이렇게 잘 만든 드라마가 고작 12부작으로 끝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한 번도 안 본이들이 99%이지만 한 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었던 1%에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드라마가 바로 '청춘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렇고 그런 드라마들이 전부인 상황에서 '청춘시대'는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는 여성을 중심으로 우리의 청춘들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런 점에서도 이 드라마는 시즌2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출연한 다섯 명의 청춘들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응원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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