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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화 성추행 자진 고백 성폭행 자진 사과가 답이 될 수 없다

by 조각창 2018.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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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일화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자진해서 성추행과 관련해 사과하고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는 발표를 하며 많은 이들은 이미 용서 아닌 용서를 하는 분위기도 감지되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피해자가 폭로를 했음에도 여전히 부정하는 이도 있었기 때문이다.


폭로에 반박한 채 부정으로 일관하는 이들과 사실 무근을 증명한 이들이 혼재되기 시작하며 '미투' 운동은 더욱 혼란스럽게 변질되기 시작했다. 성추행과 관련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폭로하는 이들이 보호 받고 가해자가 처벌 받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폭로가 존재한다면 이는 큰 문제다.


"저 또한 배우의 한 사람으로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당시엔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던, 가볍게 생각했던, 저의 무지와 인식을 통렬히 반성합니다. 저로 인해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립니다. 현재 맡고 있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와 영화·광고, 세종대 지도 교수직 등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최일화는 폭로가 나오기 전에 서둘러 그는 자신이 성추행을 했다고 고백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개적인 폭로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 또한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고백한 것 역시 큰 용기라고 생각되었다. 당시에는 잘못인지 몰랐지만 뒤늦게 반성한다고 했다. 


사죄와 함께 현재 맡고 있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촬영 중인 드라마와 영화 광고, 세종대 지도 교수직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고 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자신이 했던 성추행에 무한 책임을 지고 모든 직을 내려 놓겠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아니라면 힘든 일이니 말이다. 


여기까지 보면 배우 최일화의 행동에 일부에서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누구나 잘못은 할 수 있다. 그 잘못이 용서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성추행이 용서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용서를 구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 놓았다는 사실은 대단하게 보였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25년 전이다. 당시 나는 대학을 갓 졸업한 24살 연극 배우 지망생이었다. '애니깽'이라는 작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후 발성 연습을 하자며 새벽에 불러냈다. 새벽에 산 속에서 발성 연습을 일주일 가량 했다. 일주일쯤 지났을 때 술을 마시자고 해서 술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나에게 연기를 못한다면서 온갖 지적을 했다. 연기 지적이 계속되던 중 갑자기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당하게 됐다"


최일화의 고백과 달리, 실제 성폭행을 당했다는 당사자가 분노해서 인터뷰를 하며 논란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피해를 당한 당사자는 25년 전 사건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연극 배우 지망생으로 연극 '애니깽'의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후 모든 사건은 벌어졌다고 했다. 문제는 성추행이 아니라 성폭행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내 나이 24살이었다. 25년 전에는 성폭행 당한 여성에게 '처신을 어떻게 했기에'라는 꼬리표가 붙는 시절이었다. 무서워도 말도 못하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며칠을 보냈다. 그 후 최일화가 또 나를 끌고 가기에 소리를 질렀다. 그때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 당해 기절을 했다"


"나는 내 인생에서 연극을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크다. 이제 막 배우가 돼서 주연 자리를 꿰찼음에도 불구하고 연극 무대를 떠나야 했다. 지금 24살 된 딸이 있다. 이 아이를 보면 참 어리다. 내가 피해를 당했을 때가 24살이다. 그렇게 어린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를 생각하면 그 때 못 밝힌 게 한스럽다. 그때는 무서웠다"


"최일화 씨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어서 극단을 찾아간 적이 있다. 내가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그 사람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다. 그런데 그는 나를 보지도 않고 지나가더라. 그때 역시 무서워서 도망치듯 자리를 떴다. 나는 지금 유방암 투병 중이다. 죽기 전에 최일화 씨에게 직접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마디 받고 싶다"


성추행이 아니라 명확한 성폭행이었고, 자신을 폭행까지 했다는 폭로는 충격이었다. 24살 연극 배우는 주인공 자리를 꿰찼음에도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믿었던 연극계 선배에게 말도 안 되는 성폭행을 당한 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연기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분노한 것은 여전히 잊을 수도 없는 충격적인 성폭행을 단순한 성추행 정도로 이야기하는 최일화의 행동 때문이었다. 서둘러 고백을 했지만, 작은 행동에도 책임을 지는 대단한 존재처럼 자신을 마지막까지 비호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지은 죄가 언젠가는 폭로 될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에 서둘러 자신의 죄를 포장하는 선택을 했지만, 거짓이 영원히 묻힐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최일화의 공격적인 사과는 더 큰 분노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먼저 이뤄져야 함에도 가해자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없고 대중들을 향한 사과 쇼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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