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에서 오달수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의 인터뷰가 공개되었다.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오달수가 오전에 언급한 사실무근은 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내용과 관련한 입장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피해자를 우선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더욱 최근 언급되는 성추행 논란의 핵심은 권력에 의한 부당한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검사로 시작해 연극을 넘어 종교인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성 논란의 핵심에는 권력이 존재한다.
"오달수 씨에게 성폭행 당했다. 오달수가 4기 선배였다. 높은 선배였다. 잠시 이야기하자고 해서 따라갔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못했던 일이었다. 반항하고 그럴 틈도 없었다. 소리를 질렀는데 눈도 깜짝 안 하더라. 그 차분한 표정 있지 않나. 따라갔기 때문에 내 잘못이 아닌가, 자존감이 추락했다. 내 몸 속에 알맹이가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었다. 내 가치가 없는 것 같았다"
A씨는 26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오달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에게는 하늘 같았던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는 충격일 수밖에 없다. 이야기를 하자며 끌려가 강제적으로 당했다는 주장과 그 일로 인해 자존감이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여관방까지 따라 간 것으로 인해 자신의 잘못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여관방에 함께 갔다고 무조건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그 어떤 원칙도 없다. 그런 점에서 실제 성폭행이 있었다면 그건 가해자가 잘못한 것이지 피해자가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오늘 오전, 해당 소문에 대해 충분히 사실 확인을 하고 고민을 한 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로서는 오랜 사실 확인을 거치고 고심을 거듭한 만큼,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에 대한 변화는 바로 없을 것이다. '뉴스룸'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무고죄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양한 대책을 고민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달수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전에 있었던 성추행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힌 것과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사실 확인을 거친 후 고심한 끝에 내놓은 결과라는 점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 주장은 진실 게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오달수 측은 '뉴스룸'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무고죄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열어두고 대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가장 강한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말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억울해서 일 수도 있다. 아니면 현재 상황에서 법적인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하게 나가는 것이 답이란 판단이 섰을 수도 있다.
사실 성추행과 관련된 사실 여부는 타인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의 폭로 후 가해자가 이와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는 한 이는 쉽게 사실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는다. 조민기의 경우 수많은 학생들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그의 부정도 무의미할 뿐이다.
무조건 부정한다고 부정 될 수 없음을 조민기 사건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사실도 아닌 거짓 폭로도 실제 존재했다. 이런 일들이 늘어나며 '미투' 운동 자체가 훼손되고 있기도 하다. 무척이나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폭로를 위한 폭로는 결국 혼란을 야기하며 기본적인 가치가 흔들리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현재 시점이 그런 상황으로 보인다.
오달수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의 말 중 어떤 것이 옳은지 우린 알 수가 없다. 서로의 주장들만 있는 상황에서 심정적으로 피해자의 편을 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런 심정적인 지지와 상관없이 이 문제는 선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억울한 피해자가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미투' 운동은 보다 강력해져야 한다. 더는 권력에 의해 성 논란이 이 땅에서 나오지 않도록 문화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 그런 자정 노력들은 이미 현실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현재 시점이 중요하다. '미투' 운동의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신중해져야 한다. 악의적으로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 '미투' 운동을 왜곡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철저하게 사과를 받아내고 상황에 따라 법적인 처벌까지 받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어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참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
오달수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그를 옹호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억울한 희생자라면 그것 역시 '미투' 운동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아닌 사실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분류하는 노력들도 이제는 필요해 보인다. 진정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를 제대로 바꾸기 위한 과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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