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마지막 한 회 그를 만날 수 있는 시간

박보검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도 이제 마지막 한 회만 남겨두게 되었다. 원작 소설이 있는 만큼 이야기 자체의 흐름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이야기는 원작의 틀에서 크게 변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보검의 존재감은 이 드라마에서는 중요했다.

 

박보검이 아니었다면 '구르미 그린 달빛'은 결코 현재와 같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없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성공은 말 그대로 '보검매직'이 만든 결과물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박보검은 이 드라마의 시작이자 마지막이고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회에서는 세자의 곁을 지키던 병연이 화살과 칼에 맞은 죽는 모습으로 시작되었다. 세자와 라온 모두를 지키기 위한 병연의 선택은 그렇게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이었다. 혼란을 틈타 홍경래와 딸 라온을 궁 밖으로 피신시키려는 상선은 그들을 위해 문을 막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갑작스럽게 몰아닥친 죽음의 광풍이 쓸고 간 궁도 한 달이 지났다. 한 달이 지난 궁에는 세자가 없었다. 매일 궁 밖으로 나가는 세자는 그렇게 방탕한 삶을 사는 듯했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세자의 삶은 피폐해진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완벽한 반전을 위한 눈속임이었다.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한 병연은 살아있었다. 병연은 세자인 이영만이 아니라 윤성에게도 중요한 존재였다. 그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실려 가던 병연을 살피던 윤성은 미세하게 움직이는 손을 보고 그를 살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윤성으로 인해 병연은 살아났다.

 

죽었던 병연이 살아난 후 세자와 재회하는 모습은 감동이었다. 모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남자. 그를 위해서라면 세자 역시 뭐든 할 수 있다.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세자가 한량으로 지낸 것이 아니라 영상 무리들을 속이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들을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은밀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자는 영상의 두 팔인 이판과 호판을 무너트릴 수 있는 증거들을 찾았다. 세자를 밀어내기 위해 준비된 자리에서 영상의 두 팔을 잘라내 버렸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두 존재가 무너지면 영상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는 없다.

 

세자의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둘을 잃은 영상은 본격적인 반격을 가한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영상에게는 세자마저 제거하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세자를 위협하는 영상과 달리, 윤성은 철저하게 할아버지와 다른 길을 걷는다. 죽을 수도 있었던 병연을 살렸고, 라온을 사랑해 그녀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세자와 비록 다른 길을 걷도록 요구된 할아버지로 인해 가까워지기 어려운 존재이기는 했지만, 그는 바른 심성을 가진 존재였다. 권력만 탐하려는 영상과는 전혀 다른 윤성의 모습은 결국 마지막 한 회 그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이유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영상에 대한 마지막 공격을 남긴 상태에서 세자는 탕약을 먹고 쓰러지고 말았다. 세자비가 자신이 끼고 있던 은가락지를 통해 독을 알게 되기는 하지만 이미 탕약을 마신 상태였다. 물론 다가 아닌 한 모금이기는 했지만 독을 마시고 쓰러진 세자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엔딩요정'이라는 말까지 듣는 박보검이 이번에는 충격적인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세자는 죽지 않을 것이다. 역사서에서 소명세자는 21살에 단명한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그는 궁이 아닌 궁 밖에서 라온과 행복한 삶을 사는 존재가 될 것이다.

 

소설 원작과 같은 결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병연이 죽었다며 궁 밖으로 내보내졌듯, 세자 역시 죽음을 위장해 밖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니 말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윤성으로 보인다. 윤성이 세자와 협력해 영상을 무너트리고 진정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박보검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이제는 한 회 밖에는 없다. 이영이 되어 시청자들을 매회 행복하게 해주었던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보였던 박보검은 이 드라마를 통해 최고의 존재로 성장했다. 박보검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한 회밖에 안 남았지만 보다 성장한 박보검의 새로운 작품은 조만간 다시 우리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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