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우연히 접한 소장하고픈 만화.
내용은 어찌보면 통속적일 것이다. 영화나 다른 매체를 통해 이야기 되었을 법한 혹은 고민해 보았을 법한 내용일테니...아니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통속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며 겪게되는 성장통들은 전세계의 모든 젊은이들이 느끼고 고민하고 좌절하기도 하는 혹은 오똑이처험 다시 일어나 뛰어가는 그런 모습들일테니 말이다.
주인공 메이코는 주인공치고는 미모가 뛰어난 인물이 아니다. 그저 주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여인이다. 조그마한 회사를 다니고 있는 그녀는 대학시절부터 사귀었던 남자친구 다네다와 동거를 하고 있다. 무척이나 사랑하는 다네다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시절부터 이어왔던 밴드일을 하고 있다.
같은 대학 동창들은 그들은 밴드일을 중심으로 각자가 살아가는 방법들에 대해 고민을 한다. 아버지의 약국일을 이어받아 살아가고 있는 친구. 백수로 살아가는 친구와 그런 친구와 헤어져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는 여자친구. 그렇게 그들의 젊음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메이코는 자신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그리고 다네다는 밴드로서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그들의 데모 테입인 <소라닌>을 음반회사들에 보냈는데 최고의 음반사에서 연락이 온거다. 그렇게 그들의 인생은 새로운 시작이 될까?
일본의 대도시 도쿄. 시골에서 올라온 그들. 그들은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왔던 젊은이들이다. 음악하는걸 반대해 대학 진학을 해 자신의 꿈인 음악 작업을 계속하는 친구. 동거하는 사실을 눈치챈 엄마. 하지만 조용하게 딸의 삶을 축복해주는 엄마. 비젼이 없는 무능해보이는 음악하는 남자친구의 한마디에 헤어지지 못하고 계속 여전히 그의 곁에 머물고 있는 여자친구. 친구의 연인을 좋아하는 또다른 친구.
복잡해 보이는 관계지만 그렇지 않다. 무척이나 담백한 내용의 만화이다.
개인적으론 분명 이 작품은 조만간 영화로 제작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척이나 영화적인 내러티브를 지니고 있고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멜로라인과 죽음등이 혼재되어 있어서 많은 이들이 탐을 낼 법한 만화이다.
능력만 된다면 나도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을 정도로 욕심이 나는 작품이다. 세밀한 그림체도 맘에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혹했던 것은 나도 고민해봤었던 젊은 시절의 고통을 이 만화를 통해 다시 확인해 볼 수 있었던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처럼 나 역시 다시 일어서서 달릴 수 있을까? 과연 메이코처럼 무모한 새로운 시작을 내가 현재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만화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 중 하나가 "몸 어딘가에 어른이 되는 스위치가 있는 줄 알았다"라고 하는 거였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런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법도 하다. 나 역시도 그랬지만 말이다. 갑자기 되어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내가 인정하지 않는 하지만 타인이나 사회에서 규정한 어른이 되어버린 나를 바라보며 "과연 몸 어딘가에 스위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과 당혹감을 느끼기도 한다.
아사노 이니오는 80년생이라고 한다. 그 나이에 이런 삶의 철학을 풀어놓을 수 있었다는 것에 경의를 표할 뿐이다. 국내에는 아사노의 다른 작품이 출판되지 않은 상황이니 어느 정도의 작가력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의 다른 작품 혹은 차기작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기만 하다.
소라닌(Solanin) : 감자의 새싹등에 있는 독으로 인생을 시작한 20대의 방황과 고독을 의미 한다고 한다.
다네다가 만든 곡도 소라닌이다. 그들이 겪고 있는 그 시절의 혼란을 잘 표현한 가사는 전체를 이끄는 주제어이기도 하다.
부모의 그늘에 머물며 보호받던 우리가 어느날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사회라는 조직은 만만하지않다. 많은 부침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무수한 트릭들은 우리를 곤란으로 이끈다. 때론 이 혼란스러운 구조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이들도 있고 담을 쌓는 이들도 있다. 혹은 이런 매커니즘을 너무 잘 이해해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우리의 젊음은 어떤가? 무언가 우리가 원하는 그 무엇을 위해 도전할 준비는 되어 있을까? 그런 정도의 에너지를 우린 담고 살아가고 있을까?
사회의 낙오자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도전한다. 우리가 우리의 가슴을 끓어오르게 했던 그날의 에너지를 기억하며 다시 도전한다. 그렇게 그들은 진행형으로 우리에게 남겨져 있다.
이 작품은 결말이 없는 작품이다. 달랑 2편짜리의 짧은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디테일한 묘사와 젊음에 대한 고찰은 이 만화를 읽는 이들에게 나를 되돌아만드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간만에 만난 정말 값진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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