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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Ani Review 애니만화 리뷰

10. 파프리카 パプリカ Paprika 진정한 애니메이션의 힘은 이렇게 발현되는거 아닐까?

by 조각창 2008.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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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애니메이션이 주는 재미가 아닐까?



곤 사토시 감독의 작품. 2006년에 개봉되었던 작품이었으니 1년이 넘어선 지점에 우리나라에서 약식 개봉이 되어버린 아쉬운 작품이다. 뭐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디즈니식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져 있는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애니일지도 모르겠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감독의 작품은 한 두편 정도는 봤을 것이다. 새로운 일본 애니메이션의 계보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곤 사토시 감독의 즐거운 이야기가 바로 이 애니메이션 <파프리카>이다.

꿈을 치료하는 치료사. 그건 이제 기계가 할 수 있다. DC미니라는 신기한 발명품은 환자의 꿈속으로 들어가 내면속에 잠재되어져 있던 정신적 치료를 함께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가능할 듯 하면서도 신기할 수밖에 없는 이 기계는 정신과 전문의인 치바와 천재 과학자 도키타에 의해 발명되어진 시제품이다.

이를 통해 꿈치료를 시범적으로 진행하는 상황에서 DC미니 3개가 사라져버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직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기계가 도난을 당했다는 것은 심각한 수준의 상황임이 분명하다. 이 상황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하나 둘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자신도 통제하기 힘든 꿈속에서의 침입은 자아를 잃을 정도의 치명적인 도발이 아닐 수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의 근원을 찾기 위해 치바와 그의 분신 파프리카는 꿈속에 뛰어들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다. 내부에 의해 도난당한 물건. 그 중심에는 의외의 인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현란한 사투가 펼쳐지게 되면서 형사가 가지고 있었던 근원적 괴로움에 대한 치유도 함께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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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정리가 빈약해서 그렇지 무척이나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심오한 주제와 함께 현란한 색채감. 그리고 빈틈없는 내용들이 주는 재미까지 애니메이션이 줄 수있는 거의 대부분을 주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다.

실재로도 이런 제품이 나온다면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럴수도 있겠다란 생각은 이미 여러 영화들에서 가능성들을 타진해 보지 않았던가? 많은 이들이 봤었던 <토탈리콜>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에서 정신을 지배하는 기술적 우위의 사회속에서 인간이 가질 수있는 한계에 대해 진지하게 혹은 재미있게 다룬 작품들이 제법 많았었다.

이 작품을 보다보면 영화적인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더불어 애니메이션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상상력까지 함께 해서 더욱 풍성하게 영상으로 나타나니 이보다 더 좋을 수있겠는가? 군더더기 없는 장면들과 환영속에 빠져드는 과정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져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없게 만드는 능력. 이게 바로 곤 사토시의 장점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일본 SF 소설로서 커다란 인기를 얻었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츠츠이 야스타카라는 작가가 만든 93년도 동명 소설을 작가의 권유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작년에 커다란 주목을 받았던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자 이기도 하다. 작가의 권유와 곤 사토시 자신 역시 <파프리카>소설의 열렬한 팬으로서 무척이나 즐겁게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작가의 애정이 물씬 묻어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애니메이션(소설)에선 미스테리, 스릴러, 액션, SF 그리고 사랑까지 다양한 장르들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고 있다. 그리고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현대인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온갖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런 가상의 현실은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까..? 개인적으로 정말 할 수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하다. 자신의 내재되어져 있는 내면을 탐험해 볼 수 있다는 것 두근거리는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물론 약간의 두려움도 함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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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사토시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았던 이들에게는 익숙한 인물일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지브리 스튜디오만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낯설겠지만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탐닉하는 분들에게는 지브리보다는 오토모 가츠히로나 오시이 마모루에 대한 애정이 남달를 것이다. 물론 취향의 문제이니 어느게 더 좋다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대가들이 제법 많다는 것이다. 곤 사토시는 지브리가 아닌 오토모나 오시이와 함께 작업을 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그리고 그의 첫번째 애니메이션인 <퍼펙트 블루>를 세상에 내놓으며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아이돌 스타가 겪는 아픔과 고통을 리얼하게 담아낸 그의 작품엔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영화와 만화가 함께 뒤섞여 있는 고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의 애니메이션을 우리에게 선보였다. 그리고 <천년여우>, <동경대부>로 이어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리얼한 묘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들도 함께 하는 영화같은 애니메이션으로서의 확고한 위치매김에 성공했다고 본다.

영화로서는 도저히 표현하기 힘든 장면들을 애니메이션은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대신 애니메이션에서는 영화와 같은 리얼함을 보기가 힘들다. 인간의 비율이 아닌 왜곡된 세상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존재하고 우린 그렇게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곤 사토시의 작품에선 왜곡된 세상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한 고민이 듬뿍 담겨져 있다. 그리고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그. 무척이나 주목해야 하고 고민해야 할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꿈이라는 미지의 세계. 인간 본연의 심리를 리얼하게 재미있게 다룬 이 작품. 올 겨울 동네 DVD점을 꼭 찾아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척박한 현실에서 잃어버렸던 예전의 애틋함들에 대해우리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질문을 한다. 각자의 답은 다르겠지만 잊고 살아왔던 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파프리카> 양념으로서 들어가는 더욱 좋지만 없어도 요리가 완성되 않는 것은 아닌 것처럼 우리의 꿈에 대한 것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파프리카>를 넣든 안넣든 그건 각자 개인의 취향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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