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독특한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깊이가 얼마나 넓은지 체감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런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고 소통되어지고 더욱 최고의 애니메이션들을 재치고 상을 주는 풍토는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다양성이 확보되고 비상업적인 영화들도 환영을 받을 수 있는 문화는 생산자이던지 소비자이던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화가 지망생인 니시는 지하철에서 자신의 첫사랑인 미온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미온을 따라 그녀의 언니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가게 되고 그녀의 아버지와도 조우하게 된다. 그렇게 추억에 쌓여있던 니시. 하지만 니시가 사랑하는 미온에게는 결혼을 염두에 둔 애인이 있다. 그 애인도 그 식당을 찾게 되고 미온의 아버지가 꾼 돈 때문에 야쿠자도 그 식당을 찾게 된다.
그리고 그 좁은 식당안에서 사건은 빚어지게 된다. 흥분한 야쿠자가 총을 꺼내게 되고 자신의 애인을 빼앗은 미온의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설치게 된다.
사건이 커지게 된 상황에서 니시는 미온과 그녀의 언니를 데리고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야쿠자의 차를 강탈해 질주하지만 그 안에는 마약과 야쿠자 자금이 실려 있는 상황. 야쿠자들의 추격이 점점 좁혀지던 다리위에서...그들은 거대한 고래의 배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피노키오에서도 그랬듯 고래 뱃속에서의 삶이 시작된다. 이미 고래 뱃속에서 수십년 동안을 살아온 한 노인을 만나게 된다.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그들..그렇지만 니시 일행은 언제나 고래 뱃속을 탈출하려 한다. 어쩌면 고래뱃속보다도 못한 현실이지만 말이다. 이 현실과 동덜어진 이 속에선 첫사랑인 미온과의 사랑도 이뤄지게 되고 그렇게 풀리지 않던 만화도 그리게 되는 공간임에도 그들은 현실로 나아가려 한다.
참 독특한 애니메이션이 아닐 수 없다. 내용은 참 별볼일 없다. 그리고 모든것들이 그리 친절하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봐도 좋을 애니메이션이다. 아무래도 이 애니메이션의 압권은 식당안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닐까? 니시는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미온이 야쿠자에 의해 강간을 당하려는 순간...미온이 그토록 자신에게 고원의 손길을 뻣쳐도 외면하고 벌벌떨던 그 순간..야쿠자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니시는 신과 대면을 하게 된다. 환상적인 신과의 만남을 표현한 부분이 이 애니메이션의 백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애니메이션이 감독을 맡은 이는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크레용 신짱: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을 만들었던 유아사 마사아키이다. 유아사는 20여년 동안 스토리보드, 장면기획, 원화, 시나리오, 애니메이션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인물이다. <짱구는 못말려>와 <치비 마루코짱>등 걸출한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감독이기도 하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스튜디오 4℃의 작품이라는 것일 것이다. <메모리즈>, <아리테 공주>, <애니 메트릭스>등을 만들어 온 전문 제작사아니던가. 또한 마니아층이 확실한 제작사이기도 하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2004년 12월 개최된 8회 문화청미디어예술제에서 애니메이션 대상을 받았다는 것일 것이다. 후보작들이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대단한 작품들이었다는 것이기에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이노센스>, <스팀보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등 94편 정도가 출품된 예술제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대단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알고 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로빈 니시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원작 자체가 컬트만화로 유명했다고 하니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진다는 것은 일단 커다란 상업적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되어지고 사람들에게 소개가 되어진다는 것이 참 보기 좋다. 더불어 그 대단한 작품들을 재치고 이 작품에 대상을 수여하는 그들의 만화 사랑에 부러움도 든다.
2D와 3D가 혼재되어 있는 애니. 그리고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한 이야기.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도통 알 수는 없지만 오랜시간동안 기억하게 되고 되묻게 되는 애니메이션임에는 분명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얻었었던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분명 대중적이지 않다. 그래서 더욱 만나기 힘든 작품이지만...그래서 더욱 빛을 발하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뭐 보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인터넷 세대에 보지 못할게 없으니... 참 보다보면 낯익은 일본 코미디언의 모습도 보인다.
참 다양한 영화와 애니등 영상물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일반 대중들과 소통할 수있는 기회는 극소수에게만 주워지는게 현실이기도 하다. 좀 더 다양한 영화들이 많은 이들과 소통되어질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는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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