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사과 그가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정우성의 사과에 이렇게 반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깨어있는 배우로서 그가 보여준 자세에 대한 존경심 때문이다. 자신의 잘못에 군더더기 없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리고 자신의 언행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했다.

과거에는 늘상 써왔던 말들도 세상이 바뀌면서 써서는 안 되는 용어들이 되고는 한다. 과거에는 칭찬의 용어로 사용되던 표현들도 잘못된 표현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던 용어들에 대해 스스로 확인해보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듯하다.

"여러분의 애정 어린 지적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표현한 사람의 의도와 상관없이 받아들인 대상이 불편한 마음을 느낀다면 그 표현은 지양 돼야 하고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기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무의식적으로 쓰이고 있는 차별적 표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또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4일 정우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 글을 올렸다. 정우성 사과라는 기사 제목만 보면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꼈을 이도 많았을 듯하다. 정우성이 사과한 것은 한 인터뷰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그가 악의적으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 

정우성이 비난을 받은 대목은 인터뷰 과정에서 "최근 드라마 'SKY캐슬'을 몰아보는 중이다"는 말 뒤에 나온 찬사 때문이다. 영화 촬영을 끝내고 부지런히 홍보를 하고 있는 중에도 챙겨서 볼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니 세간의 화제는 화제인 모양이다.

문제는 정우성이 염정아 배우를 향해 "'꽃은 지지 않는다'는 걸 온몸으로 입증했다"라고 한 표현 때문이었다. 정우성이 이 발언을 한 것은 염정아가 여전히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모를 사람은 없다. 모두가 인정하듯 염정아가 보여준 연기는 여전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팬으로서 평소 다른 배우들을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배려하며 존중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이번에 인터뷰에서 여성 배우를 '꽃'으로 비유한 것은 잘못된 발언이었다. 최근 성차별적인 표현 및 젠더 감수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추세다"

"여성 배우들이 과거 온전한 '배우'로서가 아니라 '꽃'으로만 비유 되는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여성 배우를 언급할 때 '꽃'에 비유하는 것은 칭찬이 아니다"

정우성의 이런 발언에 '여성을 꽃으로 비유'한 것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했다. 그리고 직접 해명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공격적인 발언이라기 보다 정우성을 믿고 지지하기 때문에 그가 이 발언을 한 후 어떤 입장인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공격하려고 했다면 이런 식의 발언들을 하지 않는다.

최근 공격적인 글들을 보면 그저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다. 성감수성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발언들에서도 조심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여성을 '꽃'으로 표현하는 것은 더는 찬사가 아니라 성차별이라는 팬들의 지적이었다. 어떤 의도인지 알지만 이제는 과거의 잘못된 발언들을 바꿔야 한다는 질책이었다.

정우성은 바로 이 지적에 대해 수궁했다. 자신이 한 행동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면 결코 좋은 말일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쓰이고 있는 차별적 표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스스로 돌아보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사과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변명은 필요 없다. 누군가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을 했기 때문이다. 억지가 아니라면 사과도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사과를 할 정도면 스스로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사과는 담백해야 한다. 자신의 무엇을 잘못했고, 어떻게 할 것인지만 밝히면 그만이다. 사족 없이 말이다.

정우성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번 사태에서도 잘 드러났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칭찬으로 사용되는 단어들도 이제는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단어들로 변했다. 그렇게 성차별적 단어들은 우리도 알지 못한 채 사용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남녀를 떠나 서로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표현들을 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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