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정치를 끝내자고 하지만, 안철수 자체가 기득권이 된 상황에서 공염불 같은 발언들이 반복되는 모습에 많은 국민들은 염증을 내고 있다. 그들이 통합을 하든 말든 그건 그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어차피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관심도 없는 그들의 일에 짜증이 나는 이유는 여전히 국민을 앞세우고, 새정치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대연합을 꿈꾸는 안철수 대표에게 바른정당과 결합은 그나마 힘겨운 현실에서 남은 정치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는 확신이 선 듯하다. 중도 연합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누구도 중도라고 보지 않는다. 이미 지난 대선 전부터 우클릭을 해온 안 대표가 바라는 것은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한 통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당 대표 직위와 권한 모든 것을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
"당원의 찬성이 확인되면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절차를 밟아 나가겠다. 신속한 작업 후 새 당의 성공과 새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만일 당원의 뜻이 반대로 확인될 경우 사퇴는 물론이고 그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
"당심은 구성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계속해서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자신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한다"
안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과 통합을 선언했다. 갑작스럽게 발표한 이 발언은 당연히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내부적으로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통합에 대해 반발하는 의원들이 많은 상황에서 대표가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을 선언했으니 말이다.
통합 반대에 앞장선 호남 중진들을 정면 겨냥하며 나갈 테면 나가라는 강수를 둔 이유도 어차피 갈 곳이 없으니 알아서 처신하라는 통보나 다름 없다. 의총을 개최해 놓고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하고 안 대표는 의총에도 참석하지 않자 내부에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전당원에게 의견을 묻겠다는 것은 당원 투표를 통해 과반이 넘으면 무조건 통합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통합을 원하면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몰아내고 새 인물 수혈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호남 중진의원들을 내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인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것을 호남만 반대할 뿐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환영한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보수와 통합하는 행위를 중도라고 우기지만 않는다면 보다 명확한 통합 의지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보수의 길을 걷고 싶은 안 대표에게 호남은 이제 버리고 싶은 패로 다가오는 듯하다.
"안 대표 나오라고 하라. 의총을 소집해 놓고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이 어딨냐. 안 대표 꼭 참석시켜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정동영 의원은 의총장에 입장하면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 의원은 송기석 대표 비서실장을 향해 안 대표를 참석 시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송 실장에게 "뭐가 무서워서 안오느냐"고 재차 물을 정도였다. 이 정도되면 안 대표는 알아서 개싸움을 하든 말든 하라는 꼼수 정치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막말이 오가자 김동철 원내대표가 급하게 비공개 회의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는 할 말 다했으니 너희들이 잘 알아서 해봐라는 식의 행동이다. 통합을 강행할 정도로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 의총 소집을 했으니 나와서 이와 관련해 끝장 토론을 하든 뭐든 해야 하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다.
의총을 소집하고 자신은 나오지도 않은 채 기자들 앞에서 통합을 할 테니 싫으면 나가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식의 통보만 한 채 사라진 안 대표는 무엇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자신은 구정치를 타파하고 새정치를 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이미 안철수 대표는 구정치에 함몰된 존재일 뿐이다. 국민의당의 앞날은 그래서 어두울 수밖에 없다. 구태 정치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는 안 대표가 무슨 새정치를 한다는 것인지 그게 더 궁금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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