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의 용기 있는 폭로가 체육계 전체를 흔들고 있다. 그동안 소문만 있던 체육계 문제가 실제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심석희의 용기는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다짐을 하게 했다.
'한겨레'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진 유도선수 신유용의 폭로는 충격적이다. 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폭행이 일상이 된 삶은 더는 이어져서는 안 된다. 그것도 모자라 성폭행까지 벌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과연 이런 문제가 심석희와 신유용에게만 벌어질 일일까? 그게 더 분노하게 만든다.
"너 막 메달을 따기 시작했는데 이거 누군가한테 말하면 너랑 나는 유도계에서 끝이다. 우리 한국 떠야 해. 한강 가야 해"
신유용 선수가 고 1이던 2011년 성폭행을 당한 직후 코치가 했던 협박이다. 그동안 온갖 폭력에 시달리기만 했던 선수가 그걸 넘어 이제는 성폭행까지 당하게 되었다. 악랄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폭행은 일상이었다고 한다. 아버지 제안으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시작한 것이 유도였다.
5살때 자기 몸은 자기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아버지 권유로 시작한 유도는 오히려 그녀를 지옥으로 이끌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재능을 보이자 고창 영선중에서 그를 스카우트했고, 그 학교에서 문젱의 코치를 만났다고 한다. 그게 악몽의 시작이었다.
운동선수에게 코치는 절대적인 존재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다. 코치의 말에 반기를 든다면 경기에 나설 수도 없고, 극단적으로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은 훈련으로 포장되고 경기 조작도 일상으로 일어나는 현실은 최악이다.
운동을 그만둔 2015년까지 해당 코치의 성폭행은 이어졌다고 한다. 그 성폭행은 그녀가 운동을 그만두고 서야 멈출 수 있었다고 한다. 서울로 오면서 코치의 연락에도 반응을 하지 않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성폭행은 멈췄지만 그렇다고 그의 암울함이 끝나지는 않았다.
"그만둔 운동선수의 피해 사실을 입증해주자고 자기 유도 인생 다 무너뜨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유도계가 많이 폐쇄적이다 보니까...두려웠겠죠, 그들도."
힘들게 고소를 한 신유용은 증인을 요구하는 경찰로 인해 어렵게 동료와 여성 코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 코치는 현직이라는 점에서 증언을 거부했다고 한다. 동료 역시 증언을 하기로 한 전날 포기했다고 한다. 신유용이 그들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유도계의 폐쇄성을 들었다.
어떤 식으로든 엮일 수밖에 없는 좁은 유도계에서 옳은 일은 집단을 상대로 반기를 드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되는 순간 고립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유도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런 용기를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신유용의 폭로는 힘겨운 투쟁일 수밖에 없다.
유도계에서 일하는 코치 아내의 의심이 심해지자 50만원으로 거짓말을 종용하고, 이후 500만원을 주겠다는 연락을 해왔다는 코치. 뒤늦게 이 행동들은 그저 아내를 위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자신은 신유용과 연인 사이였을 뿐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1인 여고생이 절대적 권력을 가진 코치와 연인 관계였다는 주장을 얼마나 믿을 수 있다는 것인가? 말도 안 되는 주장 속에서 신유용의 투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어렵고 힘겨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심석희 선수의 용기에 힘을 얻어 자신을 공개한 신유용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체육계 적폐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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