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ntertainment/스타

디어클라우드 나인 종현 유서 공개 지독한 외로움이 더 서글프다

by 조각창 2017. 12. 19.
728x90
반응형

샤이니 종현은 죽기 전 디어클라우드 나인에게 유서를 맡겼다고 한다. 왜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친분이 있는 친구에게 유서를 맡긴 이유는 분명 존재할 것이다. 공개된 유서를 보면 그가 갑작스럽게 혹은 욱하는 마음에 저지른 결과가 아니라는 것 만은 명확해 보인다.


유서 전문을 보면 그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힘겨워했는지 잘 드러나 있었다. 의사에게 상담도 받았고, 나름 열심히 노력했지만 극단적 선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살라고 한다면 그게 더 큰 스트레스였을까?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립니다. 분명 저에게 맡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논란이 있을 거란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예상하고 저에게 부탁을 했을 거란 생각에 제가 종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제라도 종현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요. 그리고 수고했다고, 정말 잘했다고, 잘 참아줘서 고맙다고 얘기해주세요. 아름다운 종현아 정말 많이 사랑해. 앞으로도 많이 사랑할게. 그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않고 평안하기를 바라"


디어클라우드 나인은 19일 인스타그램에 유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종현이 왜 그녀에게 유서를 맡겼는지 명확하지 않다. 그만큼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였으리라. 라디오 DJ를 하고 음악 활동을 하면서 많은 교류를 했을 종현. 그럼에도 그는 그렇게 많은 이들을 놔두고 떠나버렸다. 


종현이 혼자가 아니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은 더 아프게 다가온다.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결국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었을까? 참 안타깝다. 이해하려 노력해봐도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를 응원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랬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 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 나서야. 


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 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 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으라고 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수백 번 물어봐도 날 위해서는 아니다. 널 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돼는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 있는 건 흉터로 남지 않아.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장문의 유서를 보면 그가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는 것을 알게 한다. 자학을 하고 의사와 상담 후에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치료할 수 없는 의사를 탓하는 모습에서 그의 깊은 외로움을 느낄 수는 있었다.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려왔음을 그는 토로했다. 


자문 자답하듯 써내려 간 글 속에는 이미 모든 것을 정리하려는 의지가 강렬하게 드러나 있을 뿐이었다. 지독한 고통을 품고 이겨내려 노력도 해보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진 자신에 대한 자책만 존재했다. 누구도 그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내 삶이 아니었나 봐라는 대목이 아프게 다가온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했다는 자책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이들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독이 되어 그를 힘겹게 했다면 씁쓸하다. 스스로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지금까지 버틴 것이 용하다는 말로 스타의 길이 주는 지독한 고통과 외로움을 토로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스타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기획사는 오직 돈벌이에만 급급했을 뿐 소속 연예인들이 얼마나 힘겨워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돈벌이보다 더 급한 것은 소속된 연예인들이 행복한지를 파악하는 문제다. 


심리 상담을 주기적으로 하면서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도 어쩌면 기획사의 몫이니 말이다. 그저 스타가 되고 싶어 선택한 일이니 모든 것을 너가 알아서 감당하라는 무책임함은 이야기하지 말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와중에 닥치는 수많은 어려움들을 처음부터 알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종현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되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