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MBN 앵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순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띤 브리핑이 문제다. 최순실에게 법의 심판을 받으라는 이야기가 왜 비난을 받을까? 김주하의 발언 속에는 대통령이 빠져있다. 철저하게 대통령의 편에 서서 나쁜 짓을 한 최순실이 어서 와 심판을 받으라는 주장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석희의 JTBC 뉴스룸이 연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자 MBN에서도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을 것이다. 김주하까지 영입하며 JTBC에 맞불을 놓겠다는 그들의 계획은 초반 그럴 듯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최순실 브리핑'을 보면 근본적으로 대결 구도가 갖춰질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같은 사안을 가지고도 이렇게 다른 시각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은 근본적으로 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박근혜 게이트'라고 규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주하의 발언은 그래서 공감을 얻을 수가 없다.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는 한심한 친박 의원이 최순실 편에 서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과 유사해 보인다. 철저하게 박 대통령의 편에 서서 모든 사건은 최순실이 저지른 이탈 정도로 국한시키는 김주하의 발언은 그래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물론 처음엔 언니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새 호의는 권력이라는 보상을 받게 됐고, 당신은 그 권력을 남용해버렸다. 덕분에 그 언니는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됐다. 박 대통령과의 의리 때문이었다면, 나라가 들쑤셔놓은 듯 엉망이 된 이 상황에서 그동안 한 일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어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한다. 지금 당신의 언니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 진심으로 '언니를 위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숨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오라. 그리고 그 의리를 보여 달라. 국민을 대신해 김주하가 전 한다"
김주하의 MBN은 작정한 듯 최순실 브리핑을 준비했을 것이다. 자신들도 이런 발언을 통해 손석희의 JTBC 못지않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다. 아니 그들이 태생이 기본적으로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명확하게 지니고 있었을 뿐이다.
감성에 호소하며 최순실이 어서 와서 지은 죄를 참회하고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대통령을 위한 일이라고 하는 김주하의 발언은 국민들의 분노와는 동떨어져 있는 발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최순실이라는 인물 하나가 대통령을 좌지우지했지만, 그 모든 잘못에서 대통령이 제외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손석희 앵커의 JTBC 뉴스룸은 오늘 방송에서도 팩트를 앞세워 최순실의 교시와 같은 사과 기사를 명확하게 반박했다. 빠져나갈 수도 없는 논리로 최순실이 얼마나 황당한 일을 여전히 벌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박 대통령의 사과문과 최순실의 인터뷰 사이의 연결고리를 파헤치는 뉴스룸은 MBN과는 차원이 달랐다.
같은 사안을 가지고 손석희는 찬사를 받고 김주하는 비난을 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의 뉴스 진행 과정 속에 담긴 내용을 보면 왜 국민들의 반응이 극단적으로 다른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은 이렇게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했다.
손석희와 김주하는 MBC 선후배 사이다. 과거 MBC가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던 시절 뉴스를 진행해왔던 인물들이다. 그런 그들이 언론으로서 가치를 상실한 MBC를 나와 전혀 의외의 곳으로 향했다. 손석희는 JTBC로 가서 뉴스 분야 사장이 되었고, 뒤늦게 김주하는 MBN의 뉴스를 담당하게 되었다. MBC가 아닌 종편에서 서로 뉴스 진행으로 경쟁관계가 된 둘의 운명은 '최순실'로 인해 극명하게 변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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