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가 음주운전, 김해공항 BMW 운전자 금고형 사법부 비판 받는 이유

현직 판사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다.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을 집행하는 최고 권위의 자리에 올라 있는 자가 다른 것도 아닌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었다니 한심한 일이다. '윤창호 법'을 발의하게 만든 음주운전 피해자 사건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변하지 않는다.

사회 전체가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사가 음주운전을 하고 다니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판사라는 직업은 특별한 가치와 의무를 지는 직업이다. 아무나 될 수도 없는 만큼 그에 합당한 도덕적 가치와 실천이 뒤따라야만 하는 직업이 바로 판사다.

충청지역 한 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A 판사는 최근 강남 일대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 중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 되었다고 한다. 당시 A 판사는 혈중알콜농도가 0.05%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A 판사는 경찰 조사에서 음주운전 사실을 모두 시인했고, 검찰에 송치돼 조만간 기소될 예정이라 한다.

"윤리감사관실에 해당 법관 소속 법원으로부터 A판사의 음주운전에 관한 공무원범죄 수사개시통보 보고를 받았다. 징계위원회 회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직 판사의 직분으로 음주운전을 한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그저 음주운전 사실을 통보 받았다는 것이 전부다. 조만간 징계위 회부를 결정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 보고를 할 방침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의 더딘 행보는 자기 식구 감싸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직 판사가 이 엄중한 상황에도 음주운전을 하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황당할 따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음주운전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가능이나 하겠는가? 자신도 음주운전을 하는데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음주운전을 했다고 벌을 줄 수가 있겠는가.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술을 마신 후 대리운전자가 기다리는 곳까지 100m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나 즉각 사표 수리가 되었다.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강력한 처벌 의지를 밝힌 청와대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보다 상황을 잘 알고 있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니 말이다.

문 대통령은 김 의전비서관의 사표를 즉시 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아무리 대통령이 지시를 해도 이렇게 음주운전을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 습관이 된 음주운전은 판사나 청와대 의전비서관이라고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직업이 무엇이든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절실하다. 현역 국회의원도 '윤창호 법' 발의에 동참하고 음주운전을 하는 시대니 한심할 뿐이다.

현직 판사가 음주운전을 하고 다니는 상황에서 김해공장에서 시속 131km로 질주해 택시기사를 친 가해자에 대해 법원은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병원에 입원 중인 중대한 사고임에도 겨우 금고 2년이 전부라니 황당할 뿐이다.

"김해공항 청사 도로 구조에 비춰 운전자 누구나 속도를 줄여야 하는 곳에서 '위험하고 무모한' 과속 운전으로 사고를 냈다. 공항에 근무하면서 이런 위험 구조를 잘 아는 피고인의 경우 위법성과 비난 가능성이 더 크다"

사건을 담당한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 2단독 양재호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항공사 직원 정 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지리를 너무 잘알면서도 과속 운전으로 사고를 낸 것과 관련해 분명한 잘못이 있다면서도 고작 2년형을 선고한 것은 사과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해자 정 씨가 구속돼 구금 생활 중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 보상을 위해 합의금 7천 만원을 지급한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더욱 피해자 형제로부터 선처를 받았다는 점과 피해자 본인도 눈 깜박임을 통해 합의에 대한 의사를 밝힌 점을 들어 양형에 유리했다고 밝혔다.

이 정도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고 2년을 선고한 이유는 피해자의 두 딸들이 선처를 하지 않고 법원에 엄벌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만약 두 딸들의 강력한 처벌 의지가 없었다면 판사는 말도 안 되는 과속 운전자에 대해 실형을 내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는 여전히 눈을 깜빡이는 것을 제외하면 그 무엇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합의금 7천 만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두 딸들이 법원에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악의적으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겠다는 의지가 아니었다면 그런 운전을 할 수는 없는 사건이었으니 말이다.

음주운전자도 봐주고 악의성이 가득한 과속 운전자에게도 형을 감면하기 위해 여념이 없는 대한민국 판사들은 천사일까? 최소한 그것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그들은 음주와 과속 운전으로 큰 죄를 저질러도 그게 큰 죄라고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일 뿐이다.

현직 판사가 음주운전을 하는 상황에서 무슨 음주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가능한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여도 2년 형이 최대치인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에 대한 의문은 현직 판사 음주운전 사고가 잘 보여주고 있다. 누구보다 강한 의지로 변화를 이끌어야 할 판사가 이 모양이니 뭐가 변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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