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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손녀 발언이 문제인가 언론 보도가 문제인가?

by 조각창 2018.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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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방 회장의 10세 손녀가 논란이다.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운전기사에게 행한 행동이 황당할 정도다. 갑질이 과연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 MBC에 의해 공개된 녹취 파일을 충격적이었다.


방송 보도 후 잠잠했던 이 논란은 다시 부활했다. 어제부터 포털사이트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는 이 사건의 핵심은 가진 자의 갑질이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문제로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들은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법은 언제나 가진 사람들의 편에만 서 있기 때문이다.


재벌 갑질이 법적으로 처벌 받지 않는다 해서 사회에서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법이 처벌하지 못하는 것을 대중들의 힘으로 처벌한다. 절대 그들의 갑질 행태를 잊지 않고 그들의 상품 등을 거부하는 행태로 이어진다. 한꺼번에 수많은 이들이 힘을 모아 상품 불매를 하지 않더라도 서서히 갑질하는 못된 재벌들을 대중들에게 외면 받게 되어 있다.


조선일보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논란에 대한 이야기만 해도 고소를 하는 그들의 행태에 어쩔 수 없이 언급도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거대 언론사만이 아니라 기자나 블로거, 혹은 일반인들까지 고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항시 존재한다.


방송사 등은 자신들의 보도에 조선일보 측이 법적으로 대응해도 회사 법무팀이 나서 맞대응을 하면 그만이다. 거짓이 아닌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사는 그래야 한다. 하지만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대중들에게 '고소'라는 단어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논란이 된 녹취록은 피해를 당한 운전기사가 MBC와 미디어오늘에 제공해 공개된 내용이다. 미디어오늘의 경우 갑질의 수위가 상당히 높았다며 MBC에 나간 내용은 방송의 특성상 정제된 내용만 내보냈다고 한다. 갑질을 당하다 참지 못하고 녹취를 했다는 점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그런 갑질을 당해왔는지 충분히 추측이 가능하다.


"아저씨 부모님이 아저씨를 잘못 가르쳤다. 어? 네 부모님이 네 모든 식구들이 널 잘못 가르쳤네. 나 아저씨 보기 싫어 진짜로. 아저씨 죽으면 좋겠어. 그게 내 소원이야" 


MBC에와 미디어오늘에서 공개된 음성파일의 일부다. 초등학교 3학년인 방정오 전무 딸이 50대 후반인 운전기사에게 말한 부분이다. 할아버지 뻘인 운전기사에게 이런 식의 발언들을 할 정도면 평소에 그들이 다른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일상이 된 갑질이 자연스럽게 10살 아이가 몸으로 터득하게 할 정도였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문제의 아이 어머니는 본인에게 사과했다며 더는 문제 삼지 않으려 했다.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운전기사가 녹취록 한 내용을 들려줬기 때문이다. 


사과를 하도록 하고 녹취를 지우게 한 뒤 다음날 운전기사는 즉시 해고되었다. 그 과정을 보면 사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사과는 녹취를 지우게 하려는 의도였지, 어린 아이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음을 말이다.


"방 전무가 자녀 교육을 잘못했다면 그에 대해 비판 받을 수는 있지만, 공인도 아닌 만 9살 짜리 미성년자의 잘못을 그 가족과 가장 가까운 운전기사가 녹음하고 그것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방정오 전무의 법률대리인이 연합뉴스에 아이의 녹취가 언론에 나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성년자의 잘못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 문제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잘못을 했더라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언론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미성년자라 해도 잘못을 했다면 언급되는 것은 당연하다. 미성년자 범죄가 점점 늘어가는 상황에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방송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악의적으로 문제 삼거나 방송이 악용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갑질 문제 보도라는 점에서 과연 미성년자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조선일보 손녀의 갑질이 문제인지, 아니면 이런 갑질 문제를 공개한 언론이 문제인지는 대중들이 판단할 몫이다. 법적인 문제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조선일보 측은 법적인 처벌을 준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방 전무 측은 'PD수첩'의 장자연 사건 보도를 두고 MBC와 미디어오늘에 거액의 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과연 미성년자 갑질이 문제인지 아니면 이를 보도한 언론사가 문제인지 대중들은 분명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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