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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굴 소년들 구조, 기적 같은 생환이 더욱 애틋해지는 이유

by 조각창 2018.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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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에 갇힌 태국 소년들이 구출되기 시작했다. 큰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이미 구조대원 중 하나가 산소 부족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소년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서 사망자까지 나온 상황에서 모든 것은 불안 그 자체였다. 


축구 선수들인 이들 소년은 그저 가볍게 들어선 동굴에서 나오지 못했다. 왜 그곳에 들어갔느냐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기적적으로 아이들이 동굴 속으로 사라진 지 10일 만에 생존을 확인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니 말이다. 


사건은 지난 6월 23일에 시작되었다. 치앙라이주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이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탐 루엉 동굴에 들어간 후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되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물론 동굴의 생태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었다면 쉽게 그곳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을 수도 있다. 태국이 갑작스러운 폭우가 자주 내린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는 언제나 상존해 있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12명과 코치 1명은 그렇게 동굴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사라진 소년들 부모가 당일 밤 실종 신고를 했고, 탐 루엉 동굴 입구 근처에서 소년들의 자전거와 신발 등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소년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과 발자국이 발견되며 그들이 동굴에 갇힌 것을 알게 되었다. 6월 25일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들이 잠수해 동굴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 만이 아니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등 다국적 구조팀이 꾸려져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동굴 내부 수로가 많고 거센 물살과 이어진 폭우로 인해 수색이 한 때 중단되기도 했었다.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좁고 혹은 깊은 수로와 동굴 크기 등은 모두 악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일 기적적으로 수색대는 실종자들이 모두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상황은 직접 현장을 찍은 구조팀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간절하게 그들을 기다리던 가족 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그들의 생존에 환호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그들을 구조하는 것이 문제였다.  


비상식량과 구급약이 공급되고, 구조를 위해 생존자를 대상으로 잠수 교육이 시작되었다. 동굴 내부 산소 부족을 막기 위해 공기주입구가 설치되는 등 구출을 위해 노력을 기하는 과정에서 태국 해군 네이비실 요원이 오히려 산소 부족으로 숨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만큼 단순한 구조 작업이 아니라는 의미였다. 


구조 당국은 가용 가능한 배수용 펌프들을 동원해 동굴에서 물을 빼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큰 비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태국 현지 시각인 8일 오전 10시 구조가 시작되었다. 시작한 지 7시간 40분 만에 소년들이 구출되기 시작했다. 대부분 상태가 좋았지만 구조된 소년 중 한 명이 상태가 좋지 않아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상황이다.   


아직 동굴 속에는 남아있는 소년 6명과 코치 1명은 구조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며 진행되는 동굴 구출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시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약 10시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동굴 구축 작업에는 총 90여 명의 잠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50명은 외국인이고, 40여 명은 태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하는 일에는 인종도 국적도 필요가 없다. 서로 필요하면 모두 참여 구조해 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린 너무 황당하게 300명이 넘는 이들을 제대로 된 구조 작업조차 해보지 못하고 잃은 기억이 있다. 칠레 광부들이 기적적으로 생존했지만, 세월호 참사는 구할 수 있는 이들을 못 구한 인재였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태국 소년들의 생존은 그 어느 것보다 더욱 간절함으로 다가온다. 그들이 모두 안전하게 구출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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