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마 기자가 휠체어에 의지한 채 5년 만에 MBC에 복직했다. 과거 모습과 너무 다른 이 기자의 모습은 병마와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모두 드러날 정도였다. 복막암 투병을 하고 있는 그는 여윈 모습이었지만 얼굴 표정만큼은 그 어느 누구보다 밝았다.
전국문화방송노조 홍보국장으로 5년 전 파업에 주도적으로 활약했던 이용마 기자는 부당하게 해고 당했다. 당시 함께 해고 당한 MBC 언론인들은 최승호 피디가 신임 사장이 되며 모두 복직하게 되었다. 최승호 사장 역시 부당 해고를 당했던 당사자였다는 점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건 지난해 겨울 엄동설한을 무릅쓰고 나와준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함성 덕분이다.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 촛불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기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모두 하나 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2012년 3월 해고 이후로 단 한 번도 이런 날이 오리라는 걸 의심하지 않았다.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막상 (복직이)현실화 되니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이용마 기자는 함께 복직이 확정된 이들과 다시 출근을 했다. 최승호 신임 사장이 직접 이용마 기자의 휠체어를 끌며 MBC에 들어선 그의 모습은 환했다. 병마에 시달리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외모가 전하는 안타까움에 환한 웃음으로 현재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묘한 감동을 전달했다.
복직한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 기자는 복직 환영사를 했다. 이 모든 것은 지난 겨울 엄동설한을 무릎쓰고 나와준 촛불 시민의 덕이라고 했다. 모든 방송 역시 촛불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기도록 해야 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건강한 국민들을 위한 방송을 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MBC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부당 해고된 5년 동안 오늘 같은 날이 오지 못할 것이라 의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자신들의 투쟁이 정당한 싸움이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행위는 정당하다. 그리고 5년 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투쟁에 나섰던 그들이 아니었다면 현재의 MBC는 올 수 없었다.
모든 변화는 시작이 필요하고, 그 시작을 그들은 했다. 그 이유로 부당 해고를 당했지만, 그 힘은 결국 부당한 권력을 무너트리는 힘으로 다가왔다. 그런 점에서 이용마 기자의 소회는 가슴 뜨겁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힘겨운 투쟁의 결과 암과도 싸워야 하는 고단한 삶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밝고 긍정적이며 MBC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이용마 기자와 함께 MBC는 지난 2012년 파업 과정에서 해직된 노조원들에 대해 지난 8일 복직 처분을 내렸다. 이용마 기자를 비롯해 정영하 기술감독, 강지웅 PD,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 등이 복직하게 됐다. 물론 최승호 피디는 사장이 되어 복직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11일 오후 5시 사옥에서 복직 환영 및 노조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9년이라는 기간 동안 완전히 무너진 MBC를 바로 세우는 그 시작을 위한 출정식이나 다름 없다. MBC 내부에 존재하는 적폐들을 모두 드러내지 않는 한 MBC의 건강함은 보장될 수 없다.
MBC가 건강해진다는 것은 대한민국 언론이 다시 바로 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역할을 JTBC가 해주었지만, 홀로 그 역할을 다할 수는 없다. 더욱 사기업은 한계가 분명하고, 공영방송이 바로 서지 않으면 언제든 언론은 다시 암흑기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MBC의 재건은 너무 절실했다.
이제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최승호 신임 사장이 언급했듯, 잘못된 부분들은 엄중하게 문책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다시는 공영방송이 권력에 의해 흔들리는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구조적인 준비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언론이 무너지면 국가도 무너진다. 우린 지난 9년 동안 절실하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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