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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암수살인 실화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유가족 분노 필연적 결과다

by 조각창 2018.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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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앞둔 영화 '암수살인'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칫 개봉을 앞둔 노이즈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느낌도 부정할 수는 없다. 개봉이 언제인지 알 수도 없는 영화가 이 논란으로 인해 화제를 모으고 있으니 말이다.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든 결과적으로 영화 홍보에는 도움이 되게 되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사건 속 피해자 가족이 이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처분을 요구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피해 사실로 인해 피해 가족들이 영화 개봉을 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요구는 당연하다. 사실을 근거로 했다고 하지만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영화 '암수살인' 때문에 가조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빠가 범인 칼에 찔린 지역까지 그대로 묘사됐다"


피해자 유가족은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영화로 인해 가족들이 힘겨워 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다른 이들은 알 수 없겠지만 피해자 유가족들은 그날의 기어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다시 아픈 상처를 끄집어내고 유희처럼 소비된다는 사실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건 보도를 위한 방송도 아닌 돈을 벌기 위해 만든 상업 영화 속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다시 고통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런 아픔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그저 실제 사건을 그대로 묘사했다면 제작진들이 참 염치없고 능력도 없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암수살인'에서 살해되는 인물의 나이, 범행 수법이 자신의 오빠가 사망했던 원래 사건과 같다고 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사망자는 2007년 11월 26일 부산 중구 부평동을 걷다 이 씨와 어깨를 부딪친 후 잔인하게 살해 당했다고 한다. 이유는 단지 어깨를 부딪쳤다는 것이 전부다. 


경악스럽고 끔찍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더 끔찍한 이유는 이후 살인자가 보인 행동이었다. 사체를 유기하는 과정에서 보인 행동과 이후 자신이 알려지지 않은 11건의 살인 사건을 더 저질렀다고 교도소에서 갇힌 후 고백한 일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은 이미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진 사건이기도 하다. '암수살인'의 김태균 감독은 '그것이 알고 싶다-감옥에서 온 퍼즐'에 방송된 내용을 토대로 영화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송 내용과 너무 닮았으니 말이다. 베테랑 형사가 찾아가고 살인자가 건넨 편지 한 통을 받으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암수살인'이란 피해자는 있는데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뜻한다.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다. 한 해 실종자의 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다. 그중 단순 가출자도 있겠지만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거나 살해 당한 이들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암수살인'은 소재로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문제의 살인마는 2개월 전 유흥주점 여 종업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징역 15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자였다. 그가 보낸 편지를 받고 찾아간 형사는 그곳에서 A4 두 장 분량의 자술서를 썼고, 그 안에 11건에 달하는 살인 사건 리스트와 사건을 추리할 단서들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문서를 건네며 형사를 위한 선물이라는 살인마의 행태는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후 김 형사는 홀로 수사본부를 차려 살인마의 리스트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리스트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상황에서 단서를 추적하는 그 모든 과정이 당사자가 아니면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영화가 모티브로 한 실화의 피해자 유가족 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유가족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 영화는 공식적 범죄 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채 잊혀가는 범죄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수사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는 취지에서 제작됐다"


"특정 피해자를 암시할 수 있는 부분은 관객들이 실제인 것처럼 오인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서 제거하고 최대한 각색했다.다만 관련된 분들이 상처 받으실 수 있다는 점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 부족하게 느끼시는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늦었지만 제작사는 실제 피해자의 유가족 분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겠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들은 의도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사과를 하기는 했지만 자신들은 유가족들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은 모두 제거하고 최대한 각색했다고 했다. 피해자 유가족들이 상처 받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피해자 유가족들이 사건 현장과 방식들이 그대로라고 분노하고 있다면 제작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개봉을 앞두고 유가족과 충분한 소통을 가지겠다는 의미가 뭔가. 개봉을 해야 하니 이해하라는 식의 주장이라는 의미다. 


피해자 가족들로서는 다시 들추고 싶지 않은 기억일 것이다. 이를 각색하고 꾸민다고 해도 비슷한 지역에서 벌어진 사건 소식만 들어도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묘사된 내용이 실제 사건과 동일하다며 분노한 것은 제작진들이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피해자 가족의 아픔에 눈을 감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영화는 상영되겠지만 비난은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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