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성추행범 방송 삭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종편에서 가장 성공한 예능을 꼽으라면 MBN의 '나는 자연인다'일 것이다. 잠시라도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현대인의 심리를 잘 파고들어 성공한 케이스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논란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 방송을 하면서 소재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55회가 방송되었다. 최소한 355명의 자연인이 방송을 탔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특집도 있을 수 있고, 찾았던 이를 세월이 흘러 다시 찾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방송 소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TV에 나온 자연인의 집이 사건이 발생한 장소다. 가해자가 잘 먹고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 것만으로 너무 화가 나지만, 채널을 돌리다 언제 또 그 얼굴과 그 집을 마주치게 될지 겁이 난다. 나와 내 딸은 사건 이후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다양한 일반인들이 나오며 작고 큰 사건 사고들은 나올 수밖에 없다.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에 성추행범이 자연인으로 출연했다는 것이다.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성범죄자 아무렇지도 않게 방송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경악할 일이다.

 

피해자 가족은 방송에 나온 자연인 집이 바로 사건이 발생한 장소라 지적했다. 성범죄를 저지른 곳에 여전히 살며 반성이 아니라 방송에 나와 자연인이라고 자랑하는 모습은 피해자 가족들이 보면 경악할 일일 수밖에 없다. 평생을 반성하며 살아야 할 범죄자들이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모습은 충격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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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를 입은 자신의 딸은 사건 이후 여전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으며 살고 있는데, 가해자는 방송까지 나와 떠들며 자신이 무슨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듯 포장하는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 

 

"출연자 섭외 당시 사전 인터뷰를 할 때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않아 제작진도 몰랐던 부분이다. 해당 제보를 받고 현재 다시 보기 서비스 삭제 과정에 있다. 추후 출연자를 섭외함에 있어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

 

논란이 커지자 '나는 자연인이다' 제작진은 사과부터 하고 나섰다. 자신들도 알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했다. 그럴 수 있다. 일반인의 경우 사법부도 아닌데 모든 사안들을 점검할 수는 없다. 개인 사생활까지 방송을 빌미로 요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을 향한 비난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경각심을 가지고 사건 사고에 연루된 자들을 걸러내는데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과연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는 것이 누구를 위함인지 고민하게 된다. 성범죄자가 현재 거주지를 자랑스럽게 공개했다. 그렇다면 그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문제의 동영상으로 그대로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닐까?

 

설명문과 함께 문제의 영상을 그대로 놔두는 것으로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징계가 이뤄지는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작진으로서도 유사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떤 상황이 될지 충분한 경고가 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의 문제 영상 삭제는 아쉽다. 이미 아는 이들은 알고 영상은 통제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