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임세원 의사살해 30대,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의사들이 맞고 있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병을 치료하는 중요한 공간에서 의사가 공격을 당한다는 것은 환자들에게도 큰 위기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의사에 대한 폭행이 이어지더니 끝내 있어서는 안 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정신과 의사가 병원에서 살해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은 지난달 31일 강북삼성병원에서 벌어졌다. 오후 5시 44분경 원내 복도에서 임세원 교수는 환자 박 씨가 휘두른 흉기에 피습 당했다. 피습 직후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많은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한 것은 간호사를 피신 시킨 후 당했다는 사실이다.

"그 자신이 통증으로 인한 우울증의 고통을 경험한 치유자로서, 본인에게는 한없이 엄격하면서 질환으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그들의 회복을 함께 기뻐했던 훌륭한 의사이자 치유자였다. 의사에게 안전한 치료 환경을 보장해 주지 못하고, 환자에겐 지속적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정신보건의료 제도 하에서 이러한 사고의 위험은 온전히 정신과 의사와 치료 팀의 스텝들이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남아 있다"

임세원 의사의 사망 직후 대한신경정신의학과는 성명을 발표했다. 임 의사 역시 우울증 고통을 경험한 치유자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자신 역시 지독한 병을 이겨내며 환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는 점은 중요하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정신병을 앓아봤던 경험은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학회에서도 지적했듯, 안전한 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어떤 방식으로 안전한 치료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렇다고 병원 현장에 경찰들을 상주 시키거나 코너마다 군인들을 배치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형 병원의 경우 경비 업무를 하는 관리 요원들이 상주해 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 의료진들을 향한 공격을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통제 구역에 한해서는 뭔가 더 강력한 조처들이 필요해 보인다. 환자들과 밀접하게 대면을 해야 하는 의료진들이라는 점에서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장 먼저 시급하게 의료진에 대한 공격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병원에 흉기가 될 수 있는 그 어떤 물건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도록 강제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급하게 경찰 등이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할 것이다. 

의료진들을 보호하는 것은 환자들을 보호하는 것과 같다. 그런 점에서 지금과 같은 의료진에 대한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강구해야 할 때이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의 의견을 종합해 현실적 대안들을 만들어야 한다. 탁상공론이 아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이 절실한 때이다.

이 상황을 의사 집단 일부가 악용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여전히 의사이기를 포기한 자들도 존재한다. 이번 끔찍한 사고에도 별반 관심이 없는 이들도 많다. 그만큼 현재 의사 집단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그런 점에서 의사 집단 역시 자신들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의사이기를 포기한 의사는 여전히 잘 먹고 잘살고 있다. 진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는 황당하게 환자에게 목숨을 잃었다. 참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다수의 좋은 의사들이 한심하고 돈밖에 모르는 의사들과 동급이 되지 않도록 의료법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

누구보다 자신의 일에 신념을 가지고 일해왔던 임세원 의사에 대한 국민들의 애도는 그가 살아온 길이 올곧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전부 알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우울증을 치료한 의사로 누구보다 정신병을 앓는 환자의 고통과 심정을 알았던 의사를 잃었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본적 대안으로 유사 사건이 더는 벌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남겨진 이들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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