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성폭행 의혹 9년 만에 폭로된 미투 논란의 핵심은 뭔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 호날두가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다. 호날두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여성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리고 너무 많은 흔적들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 스타 호날두의 개인사는 복잡하기만 하다.

영국과 스페인 리그를 장악했던 그는 올 시즌부터 이탈리아 리그로 옮겼다. 그가 팀을 옮길 때마다 엄청난 돈과 관심이 쏟아진다. 천문학적인 금액은 선수의 가치를 보여준다. 프로 스포츠에서 돈은 곧 그의 인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호날두는 당대 최고의 스타 중 하나다. 

"지난 2009년 6월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호날두를 만났고, 이튿날 밤 초대를 받아 호날두의 스위트룸에 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 호날두가 욕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 자신에게 접근해 성행위를 요구했으며, 이를 거부하자 침실로 밀어 넣었다"

사건은 9년 전에 일어났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캐스린 마요르가는 34세 미국 여성이 고소장에 적시한 내용이다. 나이트 클럽에서 만나 스위트룸으로 초대를 받았고, 갑자기 성행위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여성은 호날두의 이런 행위에 'NO'라고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은 지난달 27일 미국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 지방법원에 호날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장에 분명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압적으로 성행위를 했다면 이는 성폭행이다. 그런 점에서 호날두로서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건 당일 마요르가는 경찰에 신고하고 성폭행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가 직장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설명도 있다. 이미 사건화 되었고, 모든 검사도 마쳤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9년이나 지났는데 왜 다시 고소장을 냈느냐는 점이다. 

9년이 지나 고소장을 제출하는 이유를 합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마요르가는 당시 자신의 취약한 감정 상태를 이용해 호날두 측이 비밀 유지 합의에 서명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침묵의 대가로 37만 5천 달러(약 4억 1천 700만원)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4억이 넘는 돈을 받고 침묵했지만, 9년이 지난 당시 해당 합의를 무효로 할 것을 요구하는 고소장이 된 셈이다. 왜 9년이 지나 그 사건에 대해 밝히고, 합의 상황을 무효로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인지가 이 사건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다. 호날두의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호날두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슈피겔에 사실무근이라 주장하고 있다. 마요르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호날두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를 통해 유명해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호날두 자신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일은 일반적이고 직업의 일부이기도 하다는 표현까지 했다. 마요르가의 주장 자체가 터무니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피해자라는 마요르가가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 실제 병원에서 검사도 하고 돈도 받았다면 증거는 충분하니 말이다. 

마요르가가 원하는 것이 호날두를 성폭행 혐의로 처벌을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추가로 돈을 달라는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자신이 받았던 4억이 넘는 돈을 호날두에 돌려주고 법적 처벌을 원한다면 진정성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그저 호날두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합의금을 다시 요구하는 형태가 된다면 미투를 악용한 사례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고소장이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마요르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미투 운동을 빌미 삼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존재하니 말이다. 미투 운동의 적은 결국 미투다. 제대로 된 폭로를 통해 잘못된 문화를 바꾼다는 점에서 미투 운동은 중요하다. 

문제는 이런 미투 운동을 뿌리 채 흔드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투를 앞세워 자신의 이익을 취하거나 타인을 위기로 몰아넣는 경우들이 국내외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다 보니, 정작 정말 피해를 입은 수많은 피해자들마저 동일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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