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1박2일'은 고인이 된 김주혁을 위한 추모 방송으로 편성되었다. 이미 발인까지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많은 많은 이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그의 마지막을 '1박2일'은 특별하게 추모했다.
대중적으로 김주혁이라는 인물을 크게 알린 것은 예능이었다. 그가 배우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모두가 사랑하는 배우라고 하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그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누구나 그렇듯 예능이었다. 4년 전 '1박2일'에 출연하며 그는 조금씩 자신을 내려 놓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각자의 강에서 흐르고 흐르다 이 바다에서 우린 처음 만났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모두 행복했던 기억 뿐. 김주혁, 주혁이 형. 우리 구탱이 형. 1박2일의 영원한 멤버 당신을 기억하며"
이날 방송은 오직 고인이 된 김주혁을 위한 방송이었다. 그를 떠나보내기 힘겨워했던 '1박2일' 멤버들만이 아니라 여전히 믿기지 않는 그를 추억하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는 값진 방송일 수밖에 없었다. 그를 기억할 수 있는 수많은 고리들, 그리고 영상들을 담은 제작진들의 마음은 방송 초반 자막에서 잘 드러났다.
이번 추모 방송은 언론 총파업 기간 중임에도 '1박2일' 제작진들은 진심을 다해 만들었다고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언론 정상화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상황에서 편집이기는 하지만 방송 제작을 한다는 것은 자칫 큰 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였으니 말이다.
모든 것을 감안하고도 제작진들이 이번 추모 방송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김주혁에 대한 의미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2년 여 동안 함께 했지만 그 무엇보다 단단함으로 맺어졌던 이들에게 고인은 단순한 출연진 그 이상이었던 듯하다. 구탱이 형이라는 너무나 친근한 별명이 말해주듯 '1박2일'은 고인에게도 특별했을 듯하다.
4년 전 그가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하던 순간부터 마지막 모습까지 '1박2일'은 철저히 故 김주혁을 추모하는 방송이었다. 그가 환하게 웃던 모습, 그리고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장면도 잊지 못하게 한다.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떠난 서울 여행에서 김주혁의 담담하지만 애틋했던 사부곡은 다시 봐도 울컥해지니 말이다.
나무엑터스 소속으로 출연했던 문근영과의 모습도 애틋했다. 어린 나이였던 문근영은 항상 같은 사무실 오빠로 만나왔고, 자신을 초대할 정도로 친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함께 하며 정말 친했음을 깨닫기도 했다. 언제나 오빠는 네 편이야라고 하던 김주혁의 그 따뜻한 한 마디는 문근영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힘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니 말이다.
친형제나 다름 없었던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 역시 '1박2일'과 함께 했었다. 주혁의 아버지 김무생이 생전 자신에게 김주혁을 친동생처럼 챙겨달라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던 김 대표. 그에게 김주혁은 그저 소속 연예인 그 이상의 존재였다. 누구보다 서럽게 그리고 힘겨워했던 김종도 대표와 함께 한 김주혁의 모습은 그래서 더 아프게 다가온다.
김주혁의 흔적들을 따라가던 방송 말미에는 멤버들이 고인에게 건네는 한 마디들이 담겼다. 모두에게 애틋할 수밖에 없었던 구탱이 형. 그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멤버들의 그 모습은 여전히 기억에 가득하다. 모두가 믿기지 않는 모습으로 마지막 발인까지 함께 했던 그들은 친형제들이나 다름 없었다.
"형은 항상 우리에게 멋있는 형, 소중한 형이었다. 잠깐 '1박2일' 쉬고 있을 때 형들에게 연락했는데 주혁이 형이 그때도 나 힘들까봐 내가 한국에 오자마자 나를 보러 와줬었다. 나는 형이 힘든데 옆에 갈 수가 없다. 빨리 형에게 가고 싶다"
많은 이들이 정준영의 영상편지에 보다 애틋함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한 김주혁을 바로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 촬영으로 국내에 없었던 정준영은 제대로 연락도 되지 않아 촬영이 모두 끝난 후에야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
누구보다 구탱이 형을 잘 따랐던 막내 준영에게 주혁의 사망 소식은 도저히 믿기지 않았을 듯하다. 자신이 어렵고 힘들 때마다 큰 힘이 되어주었던 형. 하지만 정작 형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다며 서럽게 울던 정준영의 모습에 모두가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당연했다.
"한 프로그램을 10년이나 하는 것은 대단한 것 같다. 시청자 입장에서 존경스럽고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멤버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해서 '1박 2일'이 끝나지 않도록 해달라. 그리고 매번 이야기하는데 더욱 잘 되길 바란다. 멤버들 화이팅. 항상 그립다"
고인이 사망하기 2주 전 '1박2일'에 보내온 영상도 이번에 공개되었다.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김주혁의 환한 미소가 담긴 이 영상은 그래서 더 서럽게 한다. 마지막 말 속 항상 그립다는 말은 이제는 남겨진 이들의 몫이 되었다. 언제나 김주혁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제 고인을 놔줘야만 하는 시간이다. '1박2일'은 그와의 추억을 통해 이별을 선택했다. 영원히 함께 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하차 후 텔레토비 복장을 하고 등장했다 마지막 인사를 하던 김주혁의 모습이 이렇게 그를 추억하고 기억하게 될 마지막 장면이 되고 말았다.
다시는 그를 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1박2일' 속에 김주혁은 다양한 모습으로 영원히 남겨져 있다. 우린 언제든 그가 그리우면 다시 그를 소환해 추억할 수 있다. 비록 새로운 모습으로 그를 만나기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서럽기는 하지만, 그는 영원히 우리 곁에 남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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