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본 사람만이 알수 있는 값진 드라마이다.
지난주 시청률이 2%대였다는 기사를 보면서....아쉬움이 컸다. 국내에서 제작되어지는 드라마가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부여를 할 수있기는 하겠지만, 이런 드라마가 시청률에 의해 다시 제작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얼마나 아쉬움이 크겠는가! 방송국에서 시청률 2%를 위해 이런 드라마를 다시 기획하기는 힘들테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무척이나 가볍다고 이야기들을 했다. 가벼움이 항상 나쁜 것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즐겨 보는 것만으로도 우습게 생각하는 이들을 보며 그들의 뇌구조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뭐 그런 이야기들을 했던 이들은 같은 시간대에 방영중이던 사극을 보던 이들이니...사극을 보면 대단하고 이런 드라마를 즐겨보면 우스운 사람이 된다는 그들의 뇌구조를 생각해보며 아직도 만연해 있는 엄숙주의를 떠올려보기도 했다.(개인적인 성향이 아닌 언제나 그러하듯...예술지상주의, 엄숙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수준이랄까나...)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야 당연히 알고 계시겠지만 개발제한구역인 덕수궁 근처의 황금빌딩에 모여 사는 이들이 우연히 소량의 황금을 찾게되면서 빚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다. 호돌이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무열(이민기-굳세어라 금순아, 레인보우 로망스, 진짜진짜 좋아해, 달자의 봄, 태능선수촌.....), 타로 마스터 희경(예지원-올드 미스 다이어리, 귀여워, 생활의 발견,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죽어도 해피엔딩...), 만화가게 주인 용수(류승수-겨울연가, 상두야 학교가자, 달마야 놀자, 달마야 서울가자, 너는 내운명, 고맙습니다.....), 재벌 상속녀 은재(이은성-반올림, 케세라세라, 오래된 정원, 다세포소녀, 은하영웅전설...), 사연많은 조폭 백민철(박희순-쓰리, 보스 상륙작전, 귀여워, 남극일기, 세븐 데이즈....)
뭐 하나 정상적이지 못한 이들이 펼치는 로맨스와 모험담은 지난 8주동안 무척이나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고종 황제가 숨겨둔 31톤의 황금을 찾기위해 모여든 이들. 그들은 엄숙하거나 대단한 그 무엇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만화책 속에서 인생의 진리와 지식을 얻어내는 그들. 가진건 없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 그것(어느 한 부분에 극단적이지 않은...뭔가 부족해 보이기도 해 보이는....하지만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만으로도 충분한 그들은 진정 우리가 꿈꾸는 인간관계의 모습들은 아니었을까?
이 드라마의 또다른 재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가 요소 요소 삽입되어 흥미를 유발했던 것일 것이다. 음악이 주는 이미지 상상과 함께 쇼프로를 리바이벌해서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전개는 이 드라마의 분명한 재미 요소이기도 하다.
회가 거듭되면 될 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왜 그들이 황금을 찾는 그 자리에 모여야만 했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해주고 있다. 어쩌면 이들은 우연이 아닌 필연적으로 만나야만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그들은 그들이 원했던 황금을 눈앞에 바라보게 되니 말이다.
<얼렁뚱땅 흥신소>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평범한 인물들이다. 당연히 재벌 상속녀나 조폭은 아니겠지만...보잘것 없는 인생. 태권도장을 차렸지만 아이들은 사범님을 사범님으로 생각치도 않고, 만화가게를 차리고 자신이 만화에 빠져사는 인물, 타로 점술사이지만 진정한 신기가 아닌 눈치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기전과 1범의 여인. 그들에게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주인공의 이미지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존의 드라마에선 조연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었지만 이 드라마에선 모여 하나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활약했다.
매 회마다 본 드라마가 끝나고 이어지는 짧은 소회들은 어떨땐 본 드라마보다 흥미로운 것들도 존재할 정도로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우리가 놓칠 수 있었던 혹은, 알려고 하지 않았던 드라마속의 이야기들을 꼭집어 이야기해주는 친절함이 이 드라마의 또다른 미덕이라 해도 좋지 않았을까?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것은 우리만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찾아냈다는 것일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사랑이야기가 아닌 모험이 담겨있는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는 우리 드라마의 폭을 넓혀주며 깊이도 더해주고 있기에 무척이나 반가웠던 드라마였다. 최소한 나에게는 이 드라마가 그 어떤 모험 영화들 보다도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었다.
가벼움의 미학과 재미가 어떤것인지 보여준 이 드라마는 한 동안 내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재미있게도 <무한도전>이 던져주는 매력과 이 드라마가 전해주는 매력은 무척 닮은 부분들이 있다. 평균보다 조금 못한 이들이 무모한 도전을 한다는 컨셉은 서로 일치하는 부분일 것이다.(우리 모두 어쩌면 평균 이하일지도 모른다. 그저 우리가 최소한 평균은 하겠지 하는 나름의 자기 바램이 존재하기 때문일테니...)
이 드라마의 또다른 백미는 OST일 것이다. 이승환, 버블 시스터즈등 이미 알려진 뮤지션들과 일반인들에게는 잘알려지지 않았던 이들의 참여로 <얼렁뚱땅 흥신소>는 대단한 음악이라는 날개까지 달았다. 드라마와 너무 잘 맞아떨어지는 음악은 이 드라마에 대한 소수이지만 열정적인 애정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를 집필한 박연선 작가(얼음마녀의 장례식, 사랑한다 말하기, 동갑내기 과외하기, 연애시대....)와 함영훈 연출자(반투명, 열여덟 스물아홉, 납골당 소년, 헬로! 애기씨....)에게 감사드린다. 시청률에 의해 먹고사는 방송국의 속성상 제작하며 얼마나 많은 고통이 따랐을까? 양 방송국에서 울려대는 사극의 열렬한 반응과는 달리 싸늘한 분위기 때문에 광고도 다 떨어져 나가고 하나 정도만 붙은 드라마를 끝까지 흔들림없이 밀고 나갔다는 것만으로 감사드린다.
정말 마지막으로 TV는 사랑을 싣고, CSI, 인디애나 존스, TV 쇼 진품명품, 맥가이버, 특명 공개수배, MBC 연보흠 기자, 러브하우스, 영웅본색, 올드보이 등 이 드라마에 패러디 당한 영화, 드라마, 기자, 쇼프로등에 감사를 드린다.
언제 다시 이런 유쾌, 상쾌, 통쾌한 드라마를 만나게 될 수 있을지 기약할 수없지만 <얼렁뚱땅 흥신소>가 있어서 행복했던 그 기간들을 잊지 못할 듯 하다. 함께 보면서 즐거웠었던 2~5%의 시청자분들과 95~98%의 보지 못해 아쉬울 그들과....기약하자!!! 새롭고 발랄한 한국 드라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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