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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제천 여고생 투신 공교육 벼랑 끝에 서 있다

by 조각창 2018.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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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여고생 투신 사건에 대한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주변의 만류에도 극단적 선택을 해야만 했던 이유는 그래서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예상했던 것과 같이 학내 폭력이 이유라는 사실은 그래서 더 씁쓸하기만 한다. 이제 16살인 소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 학교 폭력은 여전하다.


충북 제천에서 개학을 하루 앞둔 여고생이 자택 옥상에서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여고생에게 개학은 곧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최악이었던 셈이다. 누가 그녀를 그렇게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들었는지 분노가 치밀 정도다.


"'개학날 가만두지 말자'는 등의 애기를 듣고 많이 힘들어해서 혼자 옥상에 올라간 거 같다. 죽고 싶다 이런 애기를 했다고 들었다"


유족의 말을 들으면 사망한 여고생이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음을 알게 한다. 같은 반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 무리가 사망한 여고생을 개학하면 가만두지 말자라고 했다는 증언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여고생을 협박한 이들이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지난 2일 오후 2시 50분쯤 제천시의 한 4층 건물 옥상에서 16살 소녀가 투신했다. 그리고 그 곁에는 18살 학교 선배가 있었다고 한다. 투신 후 머리 등을 심하게 다친 여고생을 학교 선배가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5시간 만에 결국 숨지고 말았다. 


"건물 옥상에서 자꾸 뛰어내리려 해 말렸으나 이를 뿌리치고 투신했다. 평소 학교생활에 대한 부담을 토로했다"


현장에 함께 있었던 학교 선배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이다. 평소 학교생활에 부담을 토로했다는 이 선배의 만류도 뿌리칠 정도로 극단적 선택을 해야만 했던 이유를 그 선배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같은 학교 선배라면 사망한 여고생이 누구에게 공격을 당해왔는지 알 수 있으니 말이다. 


학교 폭력이 또다시 어린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학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과연 누가 알고 있을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교사들은 관심이 없다. 담임 교사 역시 자신이 관리하는 학생들이 무슨 일이 있는지 알지 못한다. 


과거와 달리 교사는 하나의 직업일 뿐 그 이상의 가치 부여가 없다. 물론 여전히 교사로서 가치를 이어가려 노력하는 진정한 교사들도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더는 그런 교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교사도 학교도 관심을 두지 않은 학교 폭력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죽음으로 잠시 쉴 뿐이다. 


죽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너무 다르다. 그저 죽은 사람만 억울할 뿐이다. 이후 학교 폭력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만 잠시 쉬어갈 뿐 학교 폭력은 그대로 이어질 뿐이니 말이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두려움에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이제 학습효과까지 생겨 더는 큰 뉴스처럼 다가오지도 않을 정도다. 


수많은 사례들이 보고되고 이야기되지만 현실에서는 아무런 조처도 없다. 기본적으로 학교 폭력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피해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은 할 수 없도록 보호하는 기능은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이들이 여전히 죽음 앞에 내던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을 해서 피해자가 사망을 해도 처벌은 너무 가볍다. 청소년보호법으로 보호되는 이들도 있고, 이를 벗어났다고 해도 그들이 자신이 한 행동을 뉘우칠 정도로 반성하는 일도 거의 드물다. 더욱 이를 통해 다시는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도 만들어지지 않을 정도다.


사회적 시스템이 재정비 되어야 한다. 오직 성과주의에 매몰되었던 학교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들 역시 성적에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아이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저 학교에 보냈으니 알아서 크겠지 하는 식의 반응은 결국 아이를 궁지로 내몰게 된다.


학교 시스템과 학부모들의 각성. 그리고 학생들이 오직 순위에만 집착하도록 요구하는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대학만 가면 그만인 시대는 이미 지났다. 대학이 목적일 수 없는 사회에서 여전히 좋은 대학만이 공교육의 모든 것이 되는 현실이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고 있다. 세상은 바뀌는데 교육은 과거에 머물고만 있다.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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