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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정유라 패딩, 신창원 티셔츠 떠올리게 하는 씁쓸한 블레임룩 현상

by 조각창 2017.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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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체포되었다. 그동안 검찰도 찾지 못한(혹은 찾을 생각이 없었던) 정유라를 찾은 것은 끈질기게 추격한 JTBC 기자였다. 이가혁 기자의 취재와 신고를 두고 기자의 가치를 논하는 이들도 있다. 원론적으로 기자의 역할은 관찰자여야만 한다는 원칙론에 대한 간절함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과연 그 원칙이란 무엇인가 의아하게 만들기도 하다. 


국정 농단의 또 다른 한 축인 정유라가 체포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그동안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최순실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유일한 연결 고리가 바로 정유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유라 체포는 중요하다. 국내로 소환해 어떻게 진실을 밝혀내느냐 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정유라의 범죄나 다른 것들이 아닌, '정유라 패딩'이 포털사이트를 점령하고 있다. 범죄자의 옷에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기현상이기도 하다. 물론 누가 되든 그 옷이 마음에 들어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를 이상하다고 매도할 수도 없을 것이다. 

포털사이트를 장악하고 있는 '정유라 패딩'은 '블레임 룩(Blame Look) 현상'으로 해석될 수가 있을 듯하다. 사회적 파문이나 논란을 일으킨 사람의 옷 차림이나 화장품, 액세서리 등이 화제가 되고 인기를 끄는 현상 말이다. 이는 국내의 문제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 곧 인간의 본질에 대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정유라의 어머니인 최순실이 검찰에 출두하며 남긴 것은 형식적인 "죄송합니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남긴 또 하나는 신고 있던 신발이었다. 벗겨진 프라다 신발 한 짝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7~8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명품 신발 한 짝은 최순실을 그대로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의 집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엄청난 명품 신발들은 경악스러웠다. 엄청난 고가의 신발들이 가득한 그곳은 별천지였다. 최순실이 하는 일도 없고 대단한 능력을 가진 자도 아닌 그가 그런 호화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제 누구나 알듯 독재자 박정희가 남긴 부정한 재산 덕이다. 

프라다 신발에 이어 정유라가 온 몸을 가린 패딩이 화제다. 덴마크 경찰이 왔을 때 옷장에 숨었다는 정유라가 입고 나온 그 옷은 천송이 패딩으로 추측되고 있다. 캐나다 프리미엄 아우터 브랜드인 노비스 제품으로 보인다. 190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는 '노비스 쉬라'는 그렇게 '정유라 패딩'으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과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주범 신창원 사건은 유명했다. 도망자 신창원을 잡지 못하며 논란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공들인 경찰은 결국 신창원을 잡았다. 그리고 언론에 노출된 신창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가 입고 있었던 티셔츠에 집중되었다. 


'신창원 티셔츠'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화제를 모았던 그때와 '정유라 패딩'은 동일하다. 잔인한 살인마에 대한 팬 카페까지 생기는 말도 안 되는 사회에서 범죄자가 입고 있는 옷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정유라가 어떤 패딩을 입었는지 궁금해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니 말이다.

정유라가 입은 패딩에 대한 관심만큼 그녀와 그 가족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잊어서는 안 된다. 노동의 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든 최순실 일가와 박근혜는 결코 용서를 받을 수 없는 자들이니 말이다. 정유라를 통해 보다 정확한 진실에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며, 특검이 제대로 그 모든 것을 풀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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