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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잠원동 건물붕괴 예비신부 사망과 기념 사진 찍은 정치인

by 조각창 201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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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잠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로 무너지며 신호 대기 중인 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인해 여성 한 명이 사망했다. 철거 중이던 건물이 왜 그렇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는지 여부는 정확한 조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이는 설명이 안 된다.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 말도 안 되는 참사를 더욱 서글프게 하는 것은 피해 차량에 탄 남녀의 사연 때문이었다. 31살 황 모씨와 29살 이 모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였다. 그날은 예물 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예물 반지를 찾으러 가던 길에 신호를 지키고 있었다는 이유로 재앙을 맞았다.

2년 넘게 사귀며 함께 가족이 되기로 했던 이들 예비부부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만 하는 것인가? 철거업체가 제대로 작업을 했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비극이다. 그런 점에서 더욱 분노하게 될 수밖에 없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현장에서 사고는 당연한 일이다. 

 

무너진 건물 더미가 덮친 차 안에서 남성은 겨우 구해졌지만 중상을 입었다. 현재 한 쪽 다리에 아무런 감각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은 현장에서 이미 의식이 없었다고 한다. 그 순간 얼마나 끔찍하고 고통스러웠을까? 구조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예비 남편의 고통은 얼마나 심했을까?

 

뒤늦게 철거업체 관계자가 병원을 찾아 유가족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이 죽은 이를 살려 줄 수도 없는 일이다. 안전수칙만 잘 지켰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로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예비부부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악어의 눈물보다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보다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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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사고 현장을 더욱 끔찍하게 만드는 사건도 있었다.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 현역 정치인은 아니지만 정치에 몸담고 있는 이가 등장했다. 4일 오후 5시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현장에 전옥현 자유한국당 서초갑 당협위원장이 바로 당사자다.

 

전 위원장이 나타나자 현장에 있던 같은 당 소속 구의원이 자연스럽게 동행하며 상황 설명에 나섰다고 한다. 당협위원장이라면 의원이 되고자 하는 자들에게는 중요한 존재다. 당연하게 같은 당 소속 구의원이 동행하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다. 문제는 그들의 행태다.

 

현장에 모여든 주민들에게 밝은 미소로 인사를 하며 전 위원장은 명함을 나눠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악할 일이다.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 현장에서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명함을 나눠주는 것이 정상인가? 자리가 어디냐에 따라 행동도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경악할 일이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사고 현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 간 것이고, 사고 당시 상황을 알고 싶어서 일부 주민에게 명함을 준 것뿐이다. 사진은 현장을 둘러봤다는 것을 추후에라도 증명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논란이 커지자 전 위원장은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변명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고 상황을 알고 싶어 주민에게 명함을 줬다는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그리고 뭘 증명하기 위해 기념 촬영을 했다는 말인가? 자신이 이런 재해 현장도 방문했음을 자랑하기 위함이라는 말인가?

 

사진을 찍은 당시 건물 외벽이 차량을 덮쳐 매몰자 구조작업이 한창인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가 촬영을 권하기도 하는 등 황당한 행동을 했다. 사고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활동도 하지 않은 채 현장에 나온 시민들과 인사하고, 명함 나눠주고 사고 현장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고 30여분 만에 현장을 떠난 것이 전부다.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시절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지냈다. 이후 주홍콩 총영사를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자유한국당 국가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30분 동안 그런 쇼를 하는 동안 차 안에 갇힌 예비부부의 삶은 완전히 망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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