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연극 연출가가 연극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윤택은 한국 연극의 대명사라고 불리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고은 시인에 이어 이윤택 연출가가 성추행 논란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전설과 같은 업적은 무의미한 존재가 되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단한 업적을 남긴 자들이 알고 봤더니 추한 이면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셈이다. 일반인들이 문학계나 연극계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다 알 수는 없다. 그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되었다고 해도 일반 대중들이 알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안 갈 수 없었다.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더는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방을 나왔다. 그를 마주칠 때마다 도망을 다녔다"
"무섭고 끔찍했다. 연극계 선배로 무엇을 대표해서 발언할 때마다, 멋진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의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지만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제라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앞으로 함께 작업을 해나갈 많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이날 새벽 SNS를 통해 이 감독이 과거 자신을 성추행한 사실을 폭로했다. 김 대표의 폭로는 충격이었다. 연극계 대부로 알려져 있는 이윤택 연출가가 이런 파렴치한 일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만든 연극들이 워낙 많고 좋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비슷한 충격과 배신감을 느꼈을 듯하다.
김 대표는 10년 전 지방 공연에서 기를 푸는 방법이라며 여자 단원들에게 안마를 시켰고, 자신도 여관방으로 호출했다는 내용이다. 그의 호출을 받고 거부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그녀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과거나 지금이나 이윤택이라는 인물이 연극계에서 담당하는 바가 컸기 때문이다.
안마는 핑계였고 김 대표를 성추행까지 했다고 한다. 더는 참을 수 없어 방을 나간 뒤 그를 마주칠 때마다 도망 다녀야만 했다고 했다. 피해자임에도 가해자를 피해 도망쳐야만 하는 현실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니 말이다. 그만큼 이윤택이 연극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게 한다.
이 연출가에게 찬사가 쏟아질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이런 폭로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금도 그 잘못된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해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렇게 10년 전 실수를 반성하고 다시는 유사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김 대표는 이런 글을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윤택 연출가는 폭로 직후 자신은 연극계를 완전히 떠난다고 밝혔다. 1986년부터 연희단거리패를 이끌며 국내 연극계를 대표했던 유명 연출가의 말로는 너무 초라하다. 부산 가마골 소극장, 밀양 연극촌 등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연극 양식을 구축한 인물이기도 하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던 이윤택은 박근혜 정권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1호에 올려졌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폭로는 충격이다.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여전히 기이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뛰어난 업적으로 학사 학위도 없이 대학 교수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이 인물은 그 못된 짓으로 인해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 미투 운동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서 검사의 실명 폭로로 시작한 이번 '미투' 운동은 전 분야로 확산되어 더는 이 땅에 부당한 성폭행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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