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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윤장현 전 시장 피해자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 한심하다

by 조각창 201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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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씹어 생각해봐도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황당한 사기극에 휘말릴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해할 수가 없다. 사기꾼은 말 그대로 자신이 일하며 얻은 전화번호를 가지고 기관장 등 지역 유지들에게 동일하게 사기를 쳤다.


수많은 이들에게 사기를 쳤지만 사기꾼에 넘어간 것은 윤장현 전 시장 외에는 없다. 그래서 황당하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의사 출신으로 사회 단체 활동을 꾸준하게 하면서 입지를 다진 인물이다. 덕망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그는 정치권의 호출을 받았다.


30년간 의사와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며 단단한 입지를 다진 윤장현의 몰락을 정치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었다. 그를 정치에 끌어들인 인물은 바로 안철수 전 의원이다. 그의 제안으로 무소속 이던 안 의원의 '국민과 함께 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시작되었다.


'새정치연합'을 만들겠다는 안 의원의 의지로 윤 전 시장을 창당준부위 공동위원장으로 세우며 바람몰이를 했다. 그렇게 민주당과 합치며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로 선출된 안 의원은 윤 전 시장을 6.4 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 했다.


윤 전 시장이 시민운동을 하며 다진 입지가 단단했고, 당시 큰 주목을 받았던 안 전 의원이 뒤에 버티며 광주시장에 당선되었다. 당시 현직 시장이었던 강운태와 이용섭 의원의 단일화마저 무너트릴 정도로 당시 안 전 의원과 윤 전 시장의 조합인 최강이었다.


시민운동가에서 130만 광주 시민들의 시정을 이끄는 행정가가 된 윤 전 시장의 전성기는 딱 거기까지였다. 안 전 의원이 분당하며 만들어진 정치적 변화와 대선을 거치며 끈 떨어진 연처럼 존재감마저 사라진 윤 전 시장은 다시 공천을 받지 못했다. 모두가 윤 전 시장이 광주시장을 역임할 것이라 본 이가 없다.


문제는 이 시점 벌어졌다. 연임하겠다고 공헌한 윤 전 시장으로서는 뭔가 잡아야 할 것이 절실했다. 그런 시점에 사기꾼이 툭 던진 한 마디에 혹 했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40대 여성의 요청에 4억 5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건넸다. 황당하기 그지없다.


자신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막연하게 권 여사라는 주장에 의심도 없고 믿었다는 것 자체가 여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최소한 사칭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졌어야 한다. 하지만 믿었다. 거액을 요구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가 있다며 취업 청탁을 했는데 그것도 들어줬다.


기본적으로 윤 전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몰랐다.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그에 대한 신념이나 신뢰도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은 세상이 발칵 뒤집힐 것 같아 '혼외자' 소리에 바로 취업 청탁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혼외자'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거짓말이라 확신했어야 했다.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을 끔찍하게 생각해 벌어진 일이라 주장하고 싶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윤 전 시장은 노 전 대통령을 야비하게 팔고 있을 뿐이다. 노 전 대통령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이 궁지에 몰리자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검찰이나 많은 이들이 의심하는 것은 재선을 위해 권 여사로 믿은 사기꾼과 출마를 준비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어떤 끈이라도 잡고 싶은 윤 전 시장으로서는 누구라도 믿고 싶었을 테니 말이다. 이는 권력욕이 모든 신경 회로를 막아버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권력에 대한 탐욕이 결국 자기 식대로 상대를 믿게 만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참혹하고 한심하며 추악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시민운동가가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추락해 가는 과정. 그리고 그 대단원은 더욱 추악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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