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서 온 세 명의 친구들의 한국 여행기를 담고 있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이탈리아 친구들을 시작으로, 멕시코와 독일, 러시아, 인도를 거쳐 핀란드까지 온 이들의 여행기는 역지사지가 주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고 있다.
표정이 거의 없다는 핀란드 청년들은 과연 어떤 여행을 할까? 궁금한 이들이 많았다. 이미 쟁쟁한 이야기들이 가득 나오며 시청자들의 기대치 역시 높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핀란드 청년들은 소위 말하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너무 순수한 그들의 캐릭터는 그 자체가 힐링이 되었으니 말이다.
친구들에게 교수라 불리는 먹방계 신흥 강자 빌푸, 락 스피릿이 그대로 살아있는 사미, 표정 요정인 빌레까지 서로 다른 하지만 그게 핀란드 자체인 이들의 모습은 참 정겨우면서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핀란드는 우리가 동경하는 나라들 중 하나다.
북유럽 부국 중 하나인 핀란드. 하지만 그곳에서 사는 청년들에게 조용하고 편안하기만 한 핀란드는 너무 심심했다. 핀란드 청년들에게 유행 중인 것은 '버섯 따기'다. 자연과 함께 라는 점에서 권장될 만 하지만 그만큼 즐길만한 대중 문화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임을 좋아하는 이 청년들에게 한국은 게임 선진국이자 동경의 나라다. 표정이 거의 없고 수동적이었던 사미가 게임 경기를 보러 가 아이처럼 즐거워 하는 모습은 색달랐다. 그리고 게임에 빠져 정신 없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순수한 열정 같은 것도 느껴졌다. 게임방 문화가 없는 그들에게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각자 컴퓨터를 가지고 한 집에 모여 해야 할 정도로 게임을 즐기기는 열악한 문화였다.
술도 9시 이후에는 구매가 불가능한 핀란드에서 술 문화가 발달한 한국은 천국처럼 다가왔을 듯하다. 사우나의 나라 핀란드 청년들에게 한국의 찜질방은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습식 사우나에 익숙한 그들의 문화와 달리, 건식 사우나로 다양하게 즐기는 찜질방은 색다르니 말이다.
야구가 뭔지는 모르지만 그 문화가 너무 즐거웠던 핀란드 청년들이 초대한 페트리와 함께 간 곳은 바로 속초였다. 자정이 넘어 도착해 숙소로 먼저 향한 그들은 아침부터 바다 수영을 즐겼다. 추운 나라 핀란드에서 온 이 청년들에게 한국의 늦가을 날씨는 그저 여름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침 바다 수영에 이어 페트리가 준비한 다음 여정은 설악산이었다. 가장 아름다운 산 중 하나인 설악산을 선택한 이유는 핀란드에는 이렇게 높은 산이 없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자연과 닮은 곳을 찾고 그곳에서 체험할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준 페트리의 선택은 옳았다.
안개로 숨겨졌던 산봉우리들이 시간이 흐르며 정체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핀란드 청년들이 느끼는 감동은 그 어느 것보다 크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핀란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만끽한 그들에게 속초의 먹거리 역시 빠질 수 없었다. 아바이 순대와 막걸리에 흠뻑 빠진 핀란드 삼총사는 도전 의식이 높았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이지만 망설이지 않고 우선 맛을 보고 호불호를 가리니 말이다. 막거리는 핀란드 전통주와 비슷해 더욱 홀릭하게 되어 표정 요정 빌레는 핀란드에서 막걸리를 직접 만들겠다는 포부까지 드러낼 정도였다. 핀란드에서는 1kg에 20만원이 넘는다는 킹크랩.
너무 비싸 먹어본 적이 없는 친구들을 위해 페트리는 킹크랩으로 저녁을 준비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부터 상 전체를 가득 채운 식전 음식들. 그리고 킹크랩에 이어 대게까지 나온 한 상 차림은 그들을 흠족하게 만들었다. 먹성이 너무 좋아 김준현이 단 둘이 함께 식사하고 싶다는 빌푸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그 맛있는 것을 두고 올 수 없어 친구들 애를 태우는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이었다. 갈치조림 골목에서 생선 구이 홀릭으로 야구장 가는 것을 잊을 정도로 먹성을 보이던 빌푸에게 킹크랩에 이은 대게는 너무 환상적이었다.
포장이 된 대게를 보고 흐뭇하게 웃던 빌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아빠 미소를 짓게 만들 정도였다. 누가 핀란드 청년들이 표정이 없다고 했는가? 완벽하게 표정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빌레의 청순함은 이미 많은 팬들을 만들게 할 정도였다.
다음 주면 핀란드 청년들의 한국 여행기도 끝이 난다. 기대하지 않았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외국으로 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한국으로 친구들을 불러 한국을 여행하는 이 생각의 전환이 가져온 결과라는 점에서도 재미있었다. 과연 다음 주 핀란드 친구들의 마지막 여행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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