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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아카데미 시상식 라라랜드 문라이트보다 더 뜨거웠던 트럼프 풍자 시상식이 부럽다

by 조각창 2017.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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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철저하게 트럼프 성토장이 되었다. 극단적인 인종차별을 앞세운 황당한 자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며 전세계가 혼란스럽다. 이 정도면 미국이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아하게 할 정도니 말이다. 


트럼프가 있는 미국은 절대 민주주의는 아니다. 할리우드가 가장 격하게 트럼프에 대해 분노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치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실제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레드카펫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시상식의 꽃은 극장에 들어가는 스타들의 입장은 어느 행사에서나 큰 관심사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여러 스타들이 반이민 행정 명령에 항의해 법정 투쟁을 불사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을 지지하는 상징인 파란 리본을 달고 등장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 작년에 오스카상이 인종차별적으로 보였던 것 기억하느냐? 그게 올해는 사라졌다"


"한 여배우는 과대 평가된 연기로 오랜 세월 건재하다. 그녀는 올해까지 20차례나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됐다. 우리는 올해도 습관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적었다"


오스카 시상식에서 첫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지미 키멀은 시상식 막이 오르자마자 풍자로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은 백인들을 위한 잔치였다는 주장들이 많았다. 보수적인 그곳에서 인종차별은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키멀은 이런 상황을 트럼프에 빗대었다. 트럼프로 인해 인종차별이 올해는 사라졌다고 밝혔으니 말이다. 그리고 지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메릴 스트립이 트럼프에 대해 공격을 했다고 오히려 "과대평가된 배우"라는 역공을 당한 적이 있었다. 키멀은 이런 상황을 다시 풍자로 이끌었다. 


메릴 스트립에 대해 과대 평가된 연기로 오랜 세월 건재하다고 풍자하며 올해까지 20차례나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올해도 습관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적었다는 말로 트럼프의 비난을 농익은 유머로 풀어내는 장면은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작품상:'문라이트' 남우주연상:케이시 애플렉(맨체스터 바이 더 씨) 여우주연상:엠마 스톤(라라랜드) 

감독상:다미엔 차젤레(라라랜드)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문라이트) 여우조연상:바이올라 데이비스(펜시즈) 

각본상:케네스 로너건(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각색상:베리 젠킨스(문라이트) 

분장상:크리스토퍼 알렌 넬슨(수어사이드 스쿼드) 의상상;콜린 앳우드(신비한 동물사전) 

음향편집상:실뱅 벨레마르(컨택트) 음향효과상:케빈 오코넬(핵소 고지) 촬영상:라이너스 산드그렌(라라랜드) 

미술상:데이빗 와스코(라라랜드) 편집상:존 길버트(핵소 고지) 시각효과상:로버트 레가토(정글북) 

주제가상:'시티 오브 스타'(라라랜드) 음악상:저스틴 허위츠(라라랜드) 

장편애니메이션상: '주토피아'(바이론 하워드 감독) 단편애니메이션상:파이퍼) 

장편다큐멘터리상: 'O.J:메이드 인 아메리카'(에즈라 에델만 감독) 단편영화상:'싱'(크리스토프 데아크 감독) 

단편다큐멘터리상:'더 화이트 헬멧츠'(올란도 폰 아인지델 감독) 

공로상: 성룡, 앤 코츠, 린 스톨마스터, 프레더릭 와이즈먼


2017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는 '라라랜드'와 '문라이트'가 주요상을 싹쓸이하며 끝났다. 작품상 호명 과정에서 잘못해서 '문라이트'를 '라라랜드'로 잘못 호명하며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정정되어 다시 작품상은 '문라이트'로 돌아갔지만 쉽게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논란은 남우주연상에 문제의 케이시 애플렉이 수상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여성들로서는 그의 수상을 반길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씁쓸해 보인다. 여우주연상에는 당연하듯 '라라랜드'의 엠마 스톤이 받으며 그 존재감을 완성했다.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최연소 수상자가 되며 작품상을 놓치기는 했지만 가장 주목 받는 영화로 기록되었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맞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라라랜드'가 주요 상을 모두 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할 수도 있다. 물론 기존처럼 인종차별적인 시상식으로 이어졌다면 '문라이트'가 이렇게 좋은 상들을 받기는 힘들 수도 있었을 테니 말이다. 


"CNN이나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그밖에 타임스로 끝나는 매체에서 온 기자들은 나가 달라. 우리는 가짜뉴스를 참을 수 없다"


이번 시상식의 진짜 재미는 키멀이 쏟아낸 풍자였다. ABC 방송 영화평론가인 피터 트래버스가 시상식 직전 아카에미 역사상 가장 정치적인 해가 될 것이라는 예언처럼 시종일관 트럼프에 대한 풍자로 가득했다. 트럼프가 '주류 언론과 전쟁'을 벌이는 과정을 그대로 흉내 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블랙리스트' 논란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전체를 둘로 나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에 동조하면 좋은 사람, 반대하면 나쁜 사람으로 나뉘어 지원마저 그 기준으로 했다는 사실은 경악스러운 일이니 말이다. 이 '블랙리스트' 하나 만으로도 박근혜 정권은 존재할 가치도 없는 것임은 명확하다. 


아카데미 시상식는 풍성한 재미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좋아했던 영화가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흥미롭게 다가온 것은 키멀이 이끈 트럼프 정권에 대한 노골적인 풍자의 재미였다. 여전히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오스카 시상식이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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