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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성추행 남배우 논란 집행유예 판결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

by 조각창 2017.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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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많았던 성추행 남배우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비록 실형을 받아 교도소로 가지는 않았지만, 이는 명확하게 기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얼마 전 유명 감독이 촬영 현장에서 여배우를 향해 벌인 파행적인 행동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영화 현장은 열악하다. 그리고 수많은 갑질이 여전히 존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감독이 왕이라는 말을 들 정도로 현장에서 감독의 힘은 대단하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폭력들은 그동안 애써 감추거나 참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는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가. 그게 반가운 이유다.


"촬영 전 상반신과 얼굴 위주로 가고 하반신은 드러나지 않으니 시늉만 하기로 했다. 그런데 카메라가 돌아가자 상황이 바뀌었다"


"저는 경력 10년이 넘은 배우다. 연기를 위한 애드리브와 성추행을 구분 못 하지 않는다. 해당 장면 '컷' 이후 정신적인 충격과 수치심이 너무 심해서 (가해자) A씨에게 바로 항의했지만 사과하지 않았다"


"내가 연기에 몰입했다. 너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지? 이제 다음 장면 찍자"


"감독님이 컷을 외칠 때까지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촬영장에서 감독이 컷하기 전에 배우가 먼저 그만두기는 힘들다"


피해자인 B씨가 지난 2015년 7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 내용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촬영 자체는 과도하게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는 장면이라 설명했다. 상반신과 얼굴 위주로 나가기 때문에 그런 과도한 행동을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피해 여배우는 자신이 10년 넘는 경력을 가진 배우라고 밝혔다. 10년 동안 연기를 해온 자신이 애드리브와 성추행을 구분 못하지 않는다고 했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장면은 한정되어 있는데 해당 남배우가 그런 과도한 행동을 한 것은 연기가 아닌 성추행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해준 것은 해당 남배우가 한 발언이다. 연기에 몰입해서 벌인 일이라며, 피해자인 여배우에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되었냐고 말하는 대목에서 경악스러워 했을 듯하다. 사과가 아니라, 따지는 자신에게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지? 라고 되묻는 뻔뻔함이 더 충격이었을 듯하다.


지난 13일 서울고법 형사8부는 A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주문했다. 모두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성추행과 관련해 사법부에서 처벌 기준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성추행을 하고도 연기라고 우기면 이를 증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사건 역시 비슷하다. 20년 차 남배우와 감독의 힘이 강력한 현장에서 상대 여배우는 절대적인 을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촬영을 하는 동안 강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현장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다. 


상대 남배우는 얼굴만 보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는 배우다. 주연은 아니지만 씬스틸러로 존재감을 보인 그 배우가 이런 추악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그 배우는 이번 법원 판결로 인해 새로운 작품 활동이 무산되었다. 성추행범이 작품에 나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니 말이다.


가해자인 남배우 A씨는 지난 2015년 4월 40대 무명 배우의 고단한 삶을 그린 저예산 영화를 촬영하던 중 여배우 B씨의 속옷을 강제로 찢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리고 집행유예이기는 하지만 처벌을 받았다는 것 자체는 중요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여전히 남겨져 있다.


당시 A씨는 감독으로부터 극중 아내인 B씨를 난폭하게 강간하는 연기를 지시 받았으나 B씨와는 합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배우만 모른 채 감독과 남배우는 어떤 연기를 할 것인지 논의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감독과 배우가 이런 성추행을 모의한 공범이라는 확신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남배우 A씨는 사전에 지시 되지 않은 '사정 연기'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당함을 넘어 경악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촬영 현장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경악스러운 범죄라는 것이 명확하다. 여배우에게는 숨긴 채 감독과 남배우가 짜고 유사 강간을 했다는 사실은 남배우 만이 아니라 감독에게도 그 책임이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논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해당 여배우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은 촬영 현장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범죄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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