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대장 형사입건 공관병 갑질 대가 너무 당연하다

공관병에게 갑질을 해왔던 박찬주 대장이 형사 입건이 결정되었다. 현역 대장이 형사 입건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초기 군 내부의 움직임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공관병에 대한 갑질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 정도로 별 4개를 단 장군을 단죄 할 것이라고 상상도 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정권들에서는 가능한 무마였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군 내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 논란은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방산비리만이 아니라 군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 말이다. 

"관련자들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일부는 사령관 부부와 관련 진술인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으나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민간단체가 군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과 감사 조사 결과를 토대로 2작전사령관을 형사 입건해 검찰 수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령관 부인에 대해서는 군 검찰이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4일 발표한 중간 감사 결과에서 언론에 공개된 많은 내용들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령관 부부와 관련 진술인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으나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졌다고 했다.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 부분 등에 대해서는 사령관 부부가 부인할 수 없으니 말이다. 

손목시계 타입의 호출벨 착용, 칼로 도마를 세게 내려친 것, 뜨거운 떡국의 떡을 손으로 떼내게 한 것, 골프공 줍는 일 등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이 같았다. 하지만 다른 내용들에 대해서는 이견이 드러나며 이와 관련해서는 보다 조사를 해봐야 알 듯하다. 

민간단체인 군인권센터가 군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과 감사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박찬주 대장을 형사 입건해 검찰 수사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사령관 부인 역시 군 검찰이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문제는 과연 군 검찰이 4성 장군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간의 지시로 조사가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기대를 해 볼만 하다. 문 정부가 적폐 청산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갑질을 그대로 놔둘 가능성은 없으니 말이다. 

박찬주 대장의 갑질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더 문제다. 한민관 국방부 장관 시절에도 갑질 논란이 불거졌지만 구두 경고로 끝났다고 한다. 만약 당시 철저하게 조사해 더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죄를 내렸다면 많은 병사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민관 국방부 장관마저 함부로 하지 못했다는 박찬주 대장은 박근혜 동생인 박지만과 육사 동기다. 박 장관은 실제 박근혜를 누나라고 불렀다고 한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동기의 누나이니 누나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정말 문제는 박지만과 동기들인 이들이 군 수뇌부를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와 친했다는 박찬주 대장의 승승장구 역시 이런 권력이 한몫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박근혜를 등에 업고 이들이 승승장구해 군 권력을 장악했다면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국방부 장관마저 함부로 하지 못했던 박찬주 대장의 형사 입건은 이례적이지만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어쩌면 이런 갑질 논란은 크게 불거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사가 나왔다고 한들 손쉽게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지난 정권에서도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이 논란이 되었다고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철저하게 숨겨진 것은 그만큼 권력의 비호를 받았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떤지 그리고 박지만의 동기들이 정말 권력의 비호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는지 명확하지는 않다. 

풍문으로 나도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 박지만 동기들이 군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저 우연이라고 하기는 힘들어 보일 뿐이다. 이 과정에서 문 정부는 폐쇄적인 군 내부에 강력한 적폐 청산 기류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방산비리와 함께 군 내부의 비리들을 바로잡는 과정은 중요한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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