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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도깨비 공유 김고은 감동적 재회, 김은숙 작가 이 정도면 국가대표 드라마

by 조각창 2017.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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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되어 무로 돌아가 버린 도깨비가 돌아왔다. 이런 극적인 재미를 선사하려고 일주일을 기다리게 했나 보다. 도깨비가 무로 돌아가며 신은 그를 알고 있는 모든 이의 기억을 지웠다. 도깨비를 기억하는 인간들은 존재하지 않는 동안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신과 함께 떠나지도 않은 채 인간 세계에 머물지도 못한 채 메마른 그리고 눈이 가득 쌓인 목화밭을 헤매고 다니는 도깨비는 스스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은탁을 떠나지 못하고 비가 되어, 먼지가 되어, 첫 눈이 되어 그를 찾기 위함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첫 사랑 은탁을 위한 인고의 시간은 9년이 지나 첫 눈이 내리는 날 봉인이 해제되었다. 


도깨비 못지않고 은탁도 힘겹고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다. 무로 돌아간 도깨비를 잊지 않기 위해 수첩에 적은 기억들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은탁은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을 지울 수는 있었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는 본능까지 제거할 수는 없었다. 


비만 보면 슬프고, 그립기도 한 은탁은 약을 먹으며 그 감정을 추스려야 할 정도였다. 라디오 피디가 된 은탁은 그 풀리지 않는 비밀을 품은 채 매일 울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저승사자는 신분을 숨기고 은탁의 주변에서 그녀를 도왔다. 자신이 지켜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떠나버린 도깨비를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 말이다. 


도깨비가 떠난 지 아홉 번째 첫 눈이 내리는 날 은탁은 케이크의 불을 껐다. 그 행위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행위는 도깨비를 소환하는 일이 되었다. 9년 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내던 도깨비는 은탁 앞으로 소환되었다.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에 눈물을 흘리며 은탁을 껴안은 도깨비. 그리고 그런 상황에 자신도 모르고 눈물을 흘리는 은탁은 그렇게 재회했다. 


은탁은 이내 당황한다. 기억에 없는 이상한 남자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있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이 만남은 시작이었다. 모두가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승사자는 기억하고 있었다. 신은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의 사랑을 누군가는 기억해야만 한다며 저승사자의 기억은 살려 놨다. 어쩌면 그게 더 지독한 형벌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도깨비가 돌아온 후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영상 22도라는 말도 안 되는 글에 도깨비는 반응했다. 은탁을 위해 방송사 근처의 온도는 22도가 되었고, 한 겨울에 꽃이 만발하게 했다. 도깨비가 행복하면 꽃을 피운다. 그런 꽃이 흩날리는 그곳에서 그들은 마주 섰다. 기묘한 만남 들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은탁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습관적으로 촛불을 끄고 있었다. 불을 끄면 도깨비를 소환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은탁 앞에 소환되는 도깨비는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하지만 자꾸 자신 앞에 등장하는 이 남자가 당황스러운 것은 은탁의 몫이었으니 말이다. 


도깨비와 은탁을 보다 가깝게 이끈 것은 필연적인 관계 때문이다. 라디오 피디는 우아하게 진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도 책임져야 하는 일이다. 그렇게 사라진 광고를 얻기 위해 고민하던 은탁 앞에 다시 도깨비는 등장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 회사의 최고 높은 사람이라며 계약을 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말도 안 되는 이 남자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대표이사라는 이야기와 함께 사장이 직접 광고 계약을 해주는 상황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혹시 그 남자가 김신이 아닌가 해서 이름을 묻기도 하지만 아니었다. 알 수 없지만 기묘하게 연결되는 그리고 몸이 먼저 반응을 하기 시작하는 은탁은 조금씩 그에게 끌릴 수밖에 없었다. 


은탁에게 보내진 은탁의 편지. 여권도 없는 자신이 어떻게 10년 전 캐나다로 가서 자신에게 편지를 썼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그 편지 속에도 등장하는 남자. 그 아저씨와 자신이 10년 전 노트에 적었던 김신은 동일 인물 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의문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직접 그곳을 찾아야 했다. 


캐나다 호텔에서 편지가 보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10년 전 자신이 그곳에서 편지를 보낸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렇게 캐나다 거리를 걷던 은탁은 기억에는 없지만 빨간 문 앞에 섰다. 캐나다를 처음 온 날 도깨비와 함께 들어왔던 문이 바로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기억은 못하지만 몸이 기억하는 은탁. 그 문에서 나오는 도깨비를 보고 당황하는 은탁. 그렇게 둘의 캐나다 데이트는 시작되었다. 


말도 안 되게 흥미로운 전개는 대단하다.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도깨비'는 그렇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다시만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둘은 10년이 흘러 다시 만났다. 무로 돌아간 지 9년 만에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온 도깨비는 그렇게 은탁 앞에 섰다. 


오천 원과 책방, 그리고 캐나다의 빨간 문 등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이 모든 것들은 그래서 더 유쾌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김은숙 작가가 왜 호평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이 드라마는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 정도면 국가대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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