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그대와 망가진 신민아와 달라진 이제훈 첫 방부터 터졌다

신민아가 망가졌다. 그녀는 망가질수록 빛난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자리를 항상 노리는 신민아는 얼마나 망가지느냐에 따라 그 진가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그녀가 반갑다. 열혈 형사에서 이제는 그 무게를 내려놓은 시간 여행자 이제훈 역시 반갑기만 하다. 

시간 여행자를 다루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약점도 지니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시공을 오가는 이야기는 이미 너무 익숙하니 말이다. 하지만 '내일 그대와'는 기존의 방식과는 조금 달랐다. 보다 현실적이라는 느낌의 공상을 하게 만드니 말이다. 

타임머신이 지하철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니 말이다. 물론 욕조가 타임머신이라는 황당한 미국 영해도 있으니 그게 이상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시간 여행자 유소준(이제훈)은 이를 이용해 큰 돈을 단시간에 벌었다. 미래에서 얻은 정보를 통해 부동산 투자와 주식으로 단기간에 엄청난 돈을 번 부자다. 

쇼핑몰 사진 작가로 일하는 왕년의 아역 스타인 송마린(신민아)은 진짜 사진 작가가 되고 싶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친구의 들러리를 서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그녀에게 힘겹기만 하다. 아무리 열심히 살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어도 그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이런 둘이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래를 오가는 소준은 2019년 자신의 죽는 것을 목격한다. 의아하게도 그 상황에서 함께 죽은 이가 바로 마린이다. 그런 그녀를 찾아야만 자신이 죽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같은 시간 여행자인 두식에게 들은 소준은 그녀를 찾았다. 

마린은 사실 2016년 죽을 운명이었다. 그 운명을 바꾼 것이 바로 소준이었다.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여성이 죽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달리, 소준이 자꾸 보이자 의식적으로 피하기 시작한 마린으로 인해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오히려 이들이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트럭에 치이는 운명인 마린을 구해냈지만 그녀는 예정된 시간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차에 치였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지점이다. 분명 사고는 안 당했지만 스스로 자신이 사고를 당했다고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니 말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마린은 지독한 고통을 술로 이겨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전히 허세만 부리는 엄마와 7년 전 극적으로 죽음에서 구해졌던 마린은 사진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쉽지 않다. 그리고 애인도 없는 그녀는 항상 술로 그 모든 것을 달래고 있었다. 

술이 좋았던 그녀는 그렇게 다시 만취하게 되었다. 만취한 마린을 연기한 신민아는 완전히 망가졌다. 자신을 따라오는 소준을 향해 자신은 보수적이라고 했지만 술 한 잔에 그녀의 모든 것이 드러났다. 술만 취하면 막가는 마린을 완벽하게 연기한 신민아는 그래서 반가웠다. 

절대 자신이 사랑할 수 없는 여자라는 점에서 소준은 그저 친한 친구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 정도 거리를 두고 3년 후 죽을 수밖에 없는 자신을 살리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미래로 가 있던 그는 집으로 돌아온 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확신했던 자신이 이미 마린과 결혼한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상상도 하지 않았지만 소준은 마린과 결혼 3개월 차인 신혼부부가 되어 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들의 기괴하고 흥미로운 인연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신민아는 제대로 망가졌다. 만취해 막가는 신민아는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조금은 가벼워진 이제훈 역시 제 옷을 입은 듯 반갑게 다가왔다. 시간 여행자의 사랑을 담은 이 드라마가 과연 어떤 이야기로 흘러갈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로코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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