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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영화/Film Review 영화 리뷰

84. 투사부일체 My Boss, My Hero 2 상업영화의 성공전략..두식이는 부폐한 학교의 돈키호테이다.

by 조각창 2008.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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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장르영화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장르의 시리즈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두사부일체>가 2001년에 개봉되었으니 5년만이다. 2탄의 이름은 <투사부일체>다. 언어유희로서의 재미와 영화의 성격만큼이나 잘 지어낸 제목이기도 하다.
 
일단 영화적 완성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지겠지만..소위 말하는 영화적 완성도(예술 영화의 잣대가 되는 웰 메이드)로 보면 이 영화는 쓰레기이다. <두사부일체>도 쓰레기였고 이 영화 역시 쓰레기이다. 문제는 이런 쓰레기를 400만이 넘는 우리 국민들이 보았다는 것이다. 부동의 1위인<왕의 남자>를 제외하고는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이 영화. 왜 많은 사람들이 보았을까? 400만 정도면 입소문이 어느정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흥행기록이다. 이 기록은 엄청난 숫자이다.
 
1편과 같은 형식을 취하는 전형적인 영화이다. 계두식이라는 조폭이 어쩔 수없이 학교에 가야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이 영화의 전부이다. 그리고 철저하게 웃기게 만들려고 노력한 영화이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의 휴머니즘과 울음까지 선사하고 홍콩식 액션도 가미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 이 영화는 어찌보면 종합선물 세트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킬링타임용 영화로서는 제법 잘만들어진 영화이다. 하지만 여러번 다시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꼼꼼히 따져보면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전부인 이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는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이 영화만의 카타르시스이다.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사립고등학교의 문제에 대한 더 나아가 대한민국 고등학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접근이다. 학교내에서 성행하는 비리를 그들은 우연히 목격하고 해결한다. 우린 그런 모습들을 보며 무척이나 즐겁다. 우리 모두 그 시절을 겪어왔고 그런 불합리함을 모두 알고 있기에 더욱 즐겁다. 조폭보다도 더 조폭스러운 선생들과 학교조직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두운 부분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말 아이러니 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사회의 가장 중요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만 하는 학교라는 조직의 사회의 악인 조폭보다도 더 나쁜 조직이라니 말도 안되지 않은가?
 
이런 시각에 반대하는 이들도 분명히 많을 것이다. 그들은 정말 좋은 학창시절을 보냈고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축복받은 이들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의 기억들은 불합리한 선생들과 학교 시스템이였다. 돈에 약하고 권력에 약한 그들. 그들의 기준은 점수에 있고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위치에 있었음을 부정할 수있는 선생이 있나? 그런 선생님들이 많다면 우리 사회는 현재보다는 훨씬 건강해질 것이다. 만연되어있던 폭력과 언어적 폭력들은 육체에 가하는 폭력보다도 더욱 폭력적이었음을 알고 있다. 가난한 자들에겐 잔인하고 부자들에겐 한없이 너그러운 선생들의 모습은 많은 친구들에게 사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든 원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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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들을 겪어낸 이들에게 이 영화는 아주 즐거운 카타르시스 역할을 한다. 불합리함을 그저 버려두지 않고 직설적으로 해결해 버리는 계두식을 통해 우린 한없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나도 계두식이었으면 하는 마음을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된다. 아마도 이 영화의 성공 요인은 여기에 있었던것이 아니었을까? <비트>란 영화를 보면서도 사람들이 가장 환호하고 즐거워 했던 장면은 학교에 가하는 주인공의 폭력적 해소였고 다른 많은 영화들에서도 학교에 대한 도전적인 모습들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감히 거스를 수없었던 성지와 같았던 그곳. 하지만 더러움과 치사함이 공존하는 이공간을 쳐부수는 주인공들을 통해 관객들은 한없는 카타르시스를 즐겼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는 환호를 보냈던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는 학력과 인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며 천민 자본주의의 전형처럼 변해가는 이 나라에서는 돈만이 모든 것들을 좌우하는 지침이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페이퍼 공화국이며 기술자들을 천시하는 학자 지상주의 나라이다. 부는 부를 낳고 가난은 가난을 낳는다. 이는 점점 극대화되고 있는 과정이며 그들과의 괴리감은 가면 갈수록 극단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닌 나라이다. 개인적으로 짜증스러운 대통령이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노통의 학력을 가지고 고등학교 졸업생 대통령은 더이상은 나오지 말아야한다고 당당히 말하는 이들이 사회의 주도적인 지도층에 올라와 있는 나라에서 어떤 기준으로 살아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투사부일체>의 계두식은 1편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가득한 사립고등학교에 교생선생으로 부임해 그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진실한 삶이란 무엇인가를 관객들에게 되묻는다.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1편에서 가장 학생답지 않았던 학생 계두식이 가장 학생다웠고 2편의 가장 선생답지 않은 선생인 계두식이 가장 선생답다. 이 영화의 재미이며 이 영화의 미덕이다.
 
<두(투)사부일체>는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장르 영화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비록 5년만에 나온 후편이지만 말이다. 장르영화가 활성화 된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구체적인 장르들을 보는 관객들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는 다양한 영화들이 모두 공존하는 한국 영화계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좀 더 완성도 높은 장르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즐겁겠지만 그나마 이런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많은 이들이 호응하고 있음은 즐거운 일일 것이다. 좀 더 완성도 높은 후편을 기다리며 부폐한 학교조직을 해소할 수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나갈 수있기를 바래본다. 선생이 이젠 하나의 직업일 뿐인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젠 선생님보다는 선생이라는 기능적인 목적에만 초점이 맞춰진 교육계. 덜떨어진 교육 마피아들...천민자본주의만을 추구하는 사립학교이사장들은 이 영화가 저주스러울 것이다. 거대 야당의 <투사부일체>를 통한 현 정부의 사립학교 부수기 발언에서 보여지듯이 이 사회의 가장 부폐하고 저주스러운 집단 중 하나는 분명 선생과 학교라는 조직이다. 소수의 선하고 좋은 선생님들 마저 저주스러운 종자들로 보여지게 만드는 이 사회의 교육제도. 영화속에서나마 즐겁게 깨트릴 수있음에 우린 자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회적 거대 담론으로 해결될 수있는 과정. 그 과정이 필요하건만...쉽지 않은게 현실이라면 철저한 채찍질로 조금씩 바꿔가는 방식도 즐거울 것이다.
 
 
 
영화적으론 꽝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고민은 즐겁다. 그게 인위적인 전략일지라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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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블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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