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아카데미 영화제 부부의 난, '아바타'를 제낀 '허트 로커'의 승리

2010년 아카데미 영화제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된 이유는 다양할 수 있지만 과거 부부 사이였던 제임스 카메론과 캐서린 비글로우의 경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와 영화 흥행 역사를 다시 쓴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Avatar>가 과연 최고의 영화로 호평을 받았던 캐서린 비글로우의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를 이길 수 있을지는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최고 흥행작을 누른 '허트 로커'의 힘

그동안 전쟁 영화는 '베트남전'이 주요 소재였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최근 전쟁 영화의 화두는 중동입니다.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는 폭발물 해체반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다뤘던 이 작품은 영화적인 완성도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화제였었습니다.

이미 <아바타 Avatar>가 내세우고 있는 다양한 함의들은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서는 소외 당할 수밖에는 없다는 다양한 예측들이 그대로 들어맞았습니다. 7억 2천 불을 넘어서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지만 가장 대중적이며 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2010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철저하게 외면 받았습니다. 

촬영, 시각효과, 미술상등 3개 부문을 수상한 '아바타'에 비해 '허트 로커'는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한 주요상 6개를 휩쓸며 최고의 작품으로 우뚝섰습니다. 한때 부부사이였던 감독들의 대결이 흥미로웠지만 돈은 제임스가 명예는 캐서린이 가져가는 형국이 되어버렸습니다. 

래지상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모두 석권한 산드라 블록의 힘

영화팬들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래지상 시상식은 아카데미 영화제 바로 전 날 개최되어 최악의 상을 시상하는 재미있는 축제입니다. 여기에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수치일 수밖에 없기에 참석하는 것은 생각도 하기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최악의 여우주연상을 직접 나와 수상한 것은 2004년 <캣우먼>에 출연했던 할리 베리에 이어 올 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던 산드라 블록이 참석해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아카데미에는 <블라인드 사이드>, 래지에는 <올 어바웃 스티브>였지만 하루 사이에 서로 다른 두 영화제에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는 것도 흥미로운데 두 극단적인 영화제에 여우주연상을 모두 수상했다는 것은 색다른 기록이었습니다.

산드라 블록은 래지상 수상 소감에 당신들은 내 영화를 보지 않아서 이런 상을 나에게 준것이라며 자신의 영화 DVD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아카데미 영화제 여우 주연상을 수상한 그녀에게 래지상을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을 듯합니다. 

더욱 산드라 블록은 <줄리&줄리아>로 후보에 올랐던 멜릴 스트립을 이기고 수상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클 듯합니다. 대중적인 인기에 비해 연기력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노출해왔던 그녀에게는 이번 수상이 여배우로서의 새로운 도약이 될 듯합니다.

완벽한 재현으로 화제가 되었었던 제프 브리지스의 남우 주연상 수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였습니다. 조지 클루니, 콜린 퍼스, 모건 프리먼등 쟁쟁한 배우들과의 경합에서 따낸 상이기에 더욱 의미있을 듯합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중요한 상들을 수상하며 문학 작품의 파워를 느끼게 해준 것은 아닌가하는 생가도 해보게 한 아카데미 영화제는 커다란 변화 없는 무난한 수상이었습니다.

작품상 : 허트 로커
감독상 : 캐서린 비글로우
남우 주연상 : 제프 브리지스(크레이지 허트)
여우 주연상 : 산드라 블록(블라인드 사이드)
남우 조연상 : 크리스토프 왈츠(거친 녀석들)
여우 조연상 : 모니크(프레셔스)
각본상 : 허트 로커
각색상 : 프레셔스
촬영상 : 아바타
시각 효과상 : 아바타
의상상 : 영 빅토리아
편집상 : 허트 로커
음향상 : 허트 로커
음향편집상 : 허트 로커
작곡상 : 업
주제가 상 : 크레이지 하트
분장상 : 스타트랙 더 비기닝
미술상 : 아바타
평생 공로상 : 고 존 휴즈
장편 애니메이션 상 : 업
단편 애니메이션 상 : 로고라마
외국어 영화상 : 시크릿 이 데어 아이스
다큐멘터리 상 :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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