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비밀의 숲'을 집필했던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충분히 충족되었다. 데뷔작이 자신의 대표작이 아니라 완성형으로 성장하고 있는 작가라는 사실을 '라이프'는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조승우와 이동욱 만으로도 충분히 이 드라마를 선택할 이유가 된다. 여기에 유재명, 문소리, 이규형, 문성근, 천호진, 원진아, 태인호, 염혜란, 최유화 등 말 그대로 연기력으로 비난을 받을 수 없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 것만으로도 이 드라는 볼 이유가 생긴다.
전작인 '비밀의 숲'에 출연했었던 조승우, 이규형, 태인호 등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수연 작가 사단이 꾸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승우와 연기를 두고 지적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연기로 그를 비난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조승우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차가운 능력 있는 재벌 계열사 사장. 그가 재벌가가 인수한 병원의 총괄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바로 '라이프'다. 강성 노조마저 제압해버리는 구승효가 대학병원을 이익이 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부임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의학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미 9회까지 방송된 내용을 보면 '라이프'가 보여주고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기존 의학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드라마라는 사실을 방송은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병원에서 의사들끼리 혹은 간호사와 사랑을 벌이는 로맨스가 전부인 의학 드라마와는 차원이 달랐다.
'라이프'에도 사랑은 존재한다. 미묘한 감정들이 오가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그게 주가 아니라는 것은 명확하다. 이규형이 원진아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과정도 다른 드라마와는 달랐다. 단순히 고백하고 실연의 상처에 힘들어 하는 식의 일상적인 표현이 아니다.
섬세하게 그러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대사들은 드라마의 품격을 높여 놓는다. 이 원장의 의문의 죽음으로 시작한 '라이프'는 이 원장을 아버지처럼 생각하는 진우가 그 사건에 집중하면서 흥미롭게 이어졌다. 이 원장이 사고사인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사망한 것인지 아직 알 수는 없다.
이동욱은 '도깨비' 이후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전작인 '도깨비'의 경우도 자신이 역할을 맡고 싶다고 작가를 찾아가 얻어냈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작품 보는 눈이 좋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작가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강직한 의사 진우로 등장한 이동욱 역시 '라이프'로 완벽하게 만개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여전히 '도깨비'의 여운이 그에게서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동욱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조승우와 이동욱이 함께 하는 드라마는 믿고 봐도 좋은 드라마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원장 선거가 펼쳐지며 의사 집단의 이기적인 모습과 함께 인간 군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내용들도 등장하기는 한다. 진우와 선우 형제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를 드러내는 과정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선우는 형 진우의 동기인 노을을 사랑한다. 학부 시절부터 품었던 그 감정을 긴박한 순간 털어 놓는 장면은 일반적인 연애 감정을 늘어놓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어린 시절 사고로 하반신 불구가 된 선우에게 노을은 특별한 존재였다. 예쁘고 상냥한 의사 노을은 선우에게는 이루고 싶은 사랑이었다.
고백은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눈짓이 전부였다. 의도적이지 않았지만 갑작스러운 고백에 선우의 다리를 바라보는 노을의 무의식적 행동. 그 장면이 모든 것을 설명했다. 말을 듣지 않아도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는 상황.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키워왔던 사랑은 끝이 났다.
형인 진우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인터뷰 요청에 어쩔 수 없이 응하며 만났던 최서현 기자에게 첫 눈에 반했다. TV볼 시간도 없었던 의사에게 낯설지 않았던 최서현. 알고 봤더니 지상파 메인 뉴스 앵커였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이 느꼈던 기시감이 뭔지 알았다.
그저 단순한 감정은 아니었다. 세상이 무료하기만 했던 그가 최서현 앞에서만 서면 달라지는 것을 보면 사랑이 맞기 때문이다. 그런 감정들 역시 군더더기 없이 풀어내는 과정이 참 보기 좋다.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원장 선거에 나선 주 교수에게 다가가 손을 내민 구 사장의 행동이다.
유재명이 연기한 주 교수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원장 선거에 나섰다. 그렇게 결선 투표까지 올라간 주 교수는 신임 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상황에 구 사장은 의사들이 보는 앞에서 주 교수에게 악수를 청하며 김해로 돌아가지 않고 남게 되어 고맙다는 말로 판세를 흔들었다.
주 교수를 위하는 듯했지만 사실은 강직한 그가 원장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그가 원장이 되면 사망한 이 원장 못지 않게 자신의 일들을 방해할 것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장면 하나 만으로도 '라이프'가 얼마나 뛰어난 작품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누구 하나 구멍이 없는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이 등장하고, 완벽에 가까운 시나리오까지 있는 '라이프'는 걸작이다. 단순히 의학 드라마를 넘어서 대한민국 의학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사도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의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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