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ntertainment/방송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손담비 서러운 우정 안쓰럽다

by 조각창 2019. 10. 25.
728x90
반응형

까불이가 누군지만 추적하다 보니 향미가 잊혔다. 그저 향미가 죽었다. 동백이 대신 사망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향미의 모습이 다뤄졌다는 점에서 반갑게 다가오면서도 아쉬웠다. 향미가 사망하기 하루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았다.

 

향미의 본명인 '최고운'의 주민등록증이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살아온 삶이 존재한다. 향미가 동백이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은 드러났다. 어린 시절 술집 하는 엄마와 살던 향미는 행복하지 않았다. 손가락질을 받는 어린 시절이 행복할 수는 없었다.

 

어린 남동생은 그래서 더 애틋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버리고 동생을 위해 살았다. 동생은 코펜하겐으로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결혼까지 하고 잘 살고 있다. 술집과 다방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면서 향미는 돈을 벌어 동생 학비와 생활비로 보냈다.

옹산 까멜리아까지 찾아온 낙호를 피해 코펜하겐으로 가고 싶다. 그곳이라면 향미라는 이름을 버리고 진짜 이름 고운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종렬에게 협박하고, 그것도 모자라 아내인 제시카에게도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그 정도로 절박했다.

 

규태를 통해 동백이가 어떤 사람인지 안 후 더는 그곳에 있을 수 없었다.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았지만 전혀 다른 동백이에게 열등감을 느낀 향미는 종렬이 주고 간 3천만 원을 가지고 떠났다. 동생에게 돈을 보내고 코펜하겐으로 가려했지만, 믿었던 동생이 거부했다. 

 

아내가 누나가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는 말에 향미는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향미는 속아줬다. 유일한 가족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가족이 자신을 외면한다. 그런 상황에서 향미가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은 까멜리아였다.

 

돈까지 가지고 도망갔던 자신이 돌아왔는데도 욕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반겨주는 동백이가 고마우면서도 그래서 더 아팠다. 동백이에게 속마음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 향미는 '까멜리아'라는 이름을 잘 지었다면 행복한 일만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향미 말대로 동백꽃의 꽃말은 "당신만을 사랑합니다"였다. 용식이가 그리고 아들 필구, 그리고 어머니 정숙까지 모두가 동백이를 사랑한다. 향미는 어머니 가게인 '물방초'를 들어 모두 좋은 꽃말만 있지는 않다고 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은 말 그대로 향미의 인생이었으니 말이다. 

 

동백이 대신 낚시터로 배달을 나간 향미가 돌아오지 않는다. 20시가 넘어서며 화면 가득했던 타임라인이 끝나고 말았다. 사망 추정시간에 홀로 까멜리아에 있는 동백이에게 까불이가 전화를 걸었다. 이 목소리는 그동안 까불이로 나왔던 존재였다. 

 

이번에는 너가 배달 오냐는 섬뜩한 발언은 그래서 더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이 자는 정말 까불이일까? 도무지 잡히지 않는 까불이 정체는 그래서 더 불안하기만 하다. 향미는 정말 죽었을까?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상황에서 도드라지게 드러났던 손담비의 향미 연기는 아름다웠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동백이를 통해 배운 향미가 진짜 가족들과 함께 하려는 순간 죽었다. 아니 죽었다고 여겨진다. 까불이 1순위였던 흥식이는 향미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다. 그래서 향미를 살해한 것인가. 시간이 지나며 흥식이가 아닐 수도 있어 보인다. 

 

동백이를 기억하기 위해 낡은 팔찌를 찬 향미. 공효진과 손담비가 연기한 두 배우의 이야기는 오늘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꽃말을 통해 서로의 존재 가치를 보여주는 그 짠한 장면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다시는 없을 인생캐를 얻은 손담비와 여전히 매력적인 공효진. 그들이 만든 '동백꽃 필 무렵'은 그래서 더 애틋하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을 눌러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