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화문 광장에는 다시 많은 이들이 모였다. 그들이 모인 이유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광장에 다시 자리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모 시민문화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오는 23일 봉하마을에서 추모식이 개최되지만 미처 함께 하지 못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 20일 특별한 추모 행사에는 많은 이들이 함께 했다. 1만 5천 명의 시민들이 모인 자리에는 많은 행사들이 개최되며 그곳에 모인 이들과 미처 갈 수 없었던 이들이 현장 중계로 함께 하기도 했다. 유시민 작가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토론을 하기도 했다.
입담이 좋은 세 사람이 모여 문재인 정부 출범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경선 과정의 뒷이야기와 솔직한 심정 등은 많은 이들에게 든든하게 다가왔을 듯하다. 경쟁력을 갖춘 뛰어난 인재들이 민주당에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든든했으니 말이다.
뛰어난 입담으로 나눈 대화는 그곳에 모인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더욱 유 작가는 다시 한 번 그 자리에서 자신이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발언을 했다. 다른 언론에게 어용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진보 어용 언론인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유 작가는 누구에게도 이런 자신의 역할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언급한 진보 어용이라는 단어는 칭찬할 때 칭찬하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냉정하게 꾸짖는 일이라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찬양이 아니라 공정하게 문재인 정부를 대하겠다는 의지다.
노무현 정부를 비난해왔던 수구언론, 그리고 이에 동조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진보 언론에 의해 피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였다. 이재명 시장 역시 뭔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어떤 정부든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그때마저 미친 듯 달라 들어 물어 뜯는다면 잘 할 수 있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니 말이다. 무조건 모든 이들이 찬양하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성을 가지고 남들 하는 만큼만 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오늘 행사에는 가수 안치환과 조PD, 크라잉넛, 장필순 등이 출연해 축제 분위기를 더욱 고조 시켰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합창도 이어지며 더욱 의미를 깊게 해주었다. 시인이기도 한 도종환 의원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헌시를 직접 낭송하면서 오열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을 울게 만들었다.
뛰어나고 유명했던 시인이 직접 고인을 향해 직접 지은 헌시를 낭송하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왜 우리가 그토록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행사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다 함께 부르며 마무리되었다.
노무현의 친구인 문재인은 촛불 광장의 힘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 10일이 지났지만 지난 정부들과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런 행복한 상황에서 김장훈의 등장은 모든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무대에 오르자마자 욕설로 시작하며 자신이 왜 이런 엉망이 된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는지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과정은 씁쓸했다. 누구라도 개인적인 사연 없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마음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그 장소는 개인 공연을 하는 장소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비난은 당연하다.
"제가 했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좋은 마음으로 오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추모 무대에 올랐는데 전혀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그런 저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도착해서 경찰들과 마찰이 있었고 저는 그 상황이 부당하다고 생각했기에 거칠게 싸웠습니다. 집에 오면서 마음은 무거웠지만 제가 그릇된 행동을 했다고는 생각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보고 가만히 돌이켜보니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은 매우 황당하고 화가 나셨을듯 합니다. 노무현대통령재단과 주최측,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께 사죄드립니다"
"내려와서 젊은 경찰관과 서로 미안해하면서 포옹도 하고 나니 집에 와서도 마음이 무거웠는데 여러분께 비난을 듣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합니다. 욕먹어 마땅합니다. 참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그리워한 분의 추모공연에 8년 만에 처음 오르게 되었는데 제가 다 망쳤습니다. 제가 많이 부족합니다"
김장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 전날 있었던 욕설 논란과 관련해 해명과 함께 사과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과 추자 문제로 욕설을 하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무대에 올라와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모두에게 전하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추했다.
그 자리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개인 행사도 아닌 특별한 자리에 오면서 주차 문제로 고압적인 경찰이 못마땅해 욕을 했다며 무대 위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욕을 하는 장면은 최악이었다.
경찰이 왜 화를 냈는지 알 수는 없다. 많은 이들이 운집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교통 통제를 하면서 화가 나는 일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김장훈이라며 욕설을 하는 상황이 경찰 입장에서는 당연함으로 다가왔을까? 그러면서 경찰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모 행사에 경찰이 고압적으로 행동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과정은 공감을 얻을 수 없었다.
자신이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무대에 내려와 젊은 경찰관과 서로 미안해 하며 포옹도 했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호하다. 싸운 당사자인지 아니면 그저 욕을 하며 자신은 혼자 풀었기 때문에 상관없어 한 행동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많은 이들은 왜 김장훈을 이 추모식 공연에 초대했냐며 주최 측에 의문을 표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김장훈이 그동안 보여왔던 행동은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행사의 취지와 장소가 가지는 의미도 알지 못한 채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김장훈의 행동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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