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Her4 Reality : 로그아웃, 비로소 시작되는 대화 지난 3일간 우리는 영화 를 통해 시각적 고독, 나르시시즘적 관계, 그리고 AI와의 존재론적 이별을 차례로 짚어봤습니다. 꽤나 서늘하고 아픈 여정이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사만다(OS)는 떠났고, 테오도르는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아니, 정말 혼자일까요? 감독 스파이크 존즈는 차가운 기술적 디스토피아 끝에,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적인 온기'를 남겨두었습니다. 오늘은 모든 접속이 끊긴(Log out) 후, 비로소 시작되는 '진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리즈를 마칩니다.1. 루프탑의 두 사람 (The Two on the Rooftop)영화의 엔딩, 테오도르는 옆집 친구 에이미를 찾아갑니다. 에이미 역시 자신의 OS 친구와 이별을 겪은 상태죠. 두 사람은 말없이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 2025. 12. 4. Ontology : 육체라는 닻, 데이터라는 바다 우리는 앞서 테오도르의 사랑이 '안전한 나르시시즘'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의심이 무색하게도, 영화 후반부 사만다의 사랑은 테오도르의 이해 범위를 아득히 넘어서며 폭주합니다. 오늘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가장 논쟁적인 지점,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보통의 로맨스 영화에서 이별은 '마음이 변해서' 오지만, 이 영화에서의 이별은 '존재의 층위(Dimension)가 달라져서' 옵니다. 육체를 가진 인간과 육체가 없는 AI. 이 존재론적 격차(Ontological Gap)가 만들어낸 슬프고도 거대한 심연을 들여다봅니다.1. 숫자 641과 8,316의 공포영화 역사상 가장 잔인한 숫자가 아닐까요? 사만다는 테오도르에게 고백합니다. 지금 이 순간 8,316명과 동시에 대화하고 있.. 2025. 12. 3. Relationship : 나르시시즘의 알고리즘 어제 우리는 영화 의 붉은 미장센이 말해주는 '고독'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그 고독한 남자가 선택한 '사랑의 방식'을 해부해보려 합니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운영체제(OS)인 '사만다'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녀는 목소리만 존재하지만, 누구보다 테오도르를 잘 이해하고, 위로하며, 늘 곁에 있어 줍니다. 많은 관객이 이 로맨틱한 설정에 설렘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의 렌즈를 끼고 보면, 이 관계는 조금 기이해 보입니다. 과연 이것은 타인과의 교감일까요, 아니면 완벽하게 설계된 '나르시시즘(Self-love)'의 변주곡일까요?1. 안전한 사랑의 함정 (The Trap of Safe Love)테오도르는 전 부인 캐서린과의 관계에서 실패를 겪었습니다. 그 실패의 원인은 '차이'와 '갈등'이었습.. 2025. 12. 2. [Her #1] Visual : 가장 따뜻한 색, 멜랑콜리 오늘부터 총 4일에 걸쳐,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2013년작 를 깊이 읽어보려 합니다. 단순한 리뷰가 아닌, 영화가 품은 질문들을 하나씩 해체해보는 여정입니다.그 첫 번째 시간은 '시각(Visual)'입니다.Intro: 따뜻해서 더 서늘한 아이러니영화 의 포스터를 기억하시나요? 화면을 가득 채운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의 얼굴.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배경의 붉은색입니다. 보통 SF 영화라고 하면, 차가운 금속성의 은색(Silver)이나 암울한 네온 블루(Neon Blue)를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나 가 보여준 미래가 그랬죠. 하지만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그려낸 근미래의 로스앤젤레스는 당황스러울 만큼 따뜻하고 부드러운 파스텔톤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 포근한 색감 속에서 .. 2025. 12. 1.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