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에 인제군 축제 홍보 5억 지출, 대중들이 비난하는 진짜 이유
충분한 효과를 보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은 너무 정상적인 행위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희생이 필요하죠. 그 희생이 노동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금전적인 대가로 정리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홍보는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지자체에서 하는 행사들은 대중들이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지자체에서는 가수들을 불러 행사를 개최하고는 합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지역 행사를 조금은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보 효과가 크다면 많은 금액을 들이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백종원을 앞세워 인제를 홍보하는데 5억을 들였다는 것은 주최 측 입장에서는 무리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설프게 행사를 꾸미는 것보다 다양한 형태의 홍보가 가능한 백종원을 활용해 유튜브에 영상을 소통시키고, 회자될 수 있도록 한다면 5억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아무에게나 이 엄청난 돈을 들일 수는 없기 때문에, 인제군으로서는 백종원이라는 브랜드에 투자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효과는 수치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 수치 이상의 가치로 돌아오는 일들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 비용 지출이 마냥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대중들은 이 내용에 왜 많은 분노를 쏟아내는 것일까요? 2편의 영상을 올리는데 5억이라는 거액을 들였다는 사실에 분노했을 겁니다. 그래서 앞선 광고 효과와 관련된 언급을 했던 것인데요. 인제군 측에서 자신이 낸 비용만큼의 효과를 봤다고 판단했다면 그건 잘 쓴 비용일 겁니다.
돈은 썼는데 효과는 미미했다면 다시 집행하지는 못하겠죠. 그런 점에서 이 비용과 관련해서는 오롯이 인제군의 평가와 인제 시민들의 판단의 몫일 겁니다. 대중들의 평가와는 다른 뭔가가 존재하니 말이죠.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백종원에 대한 신뢰 문제입니다. 최근 벌어진 다양한 사건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백종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정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터지기 전까지 백종원은 말 그대로 승승장구였습니다. 그가 손대는 것은 뭐든 성공하는 신화와 같은 현상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며 인제군은 지난해 6월 14일부터 23일까지 열린 캠프레이크 페스티벌 홍보비로 더본코리아 자회사인 '티엠씨엔터'에 5억 5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백종원 유튜브 채널에 축제를 홍보하는 영상 2편을 업로드하는 조건이었다고 하네요.
이는 인제군 해당 축제 전체 예산 19억 5000만원의 2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군이 축제를 준비하면서 쓴 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런 비용 지출은 인제군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이 행위 자체를 두고 무조건적인 비난을 할 수는 없습니다.
백종원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6월 9일과 7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몇날 며칠 고생 좀 했습니다', '축제 바가지요금에 지친 사람 주목'이라는 제목으로 각 13분 안팎 영상을 올렸습니다. 두 영상은 이날 기준 조회 수 85만회, 56만회를 기록 중이라고 합니다.
조회수를 생각해 보면 5억이라는 금액이 너무 크다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당시 백종원의 인지도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당시 행사에서 사용한 도구들이 이후 논란이 되었다는 겁니다.
다른 지역축제에서도 사용해 논란이 되었던 '공사자재 바비큐 그릴'과 '농약 분무기 소스'가 인제에서도 그대로 사용되었습니다. 축제를 주관한 인제문화재단에 위생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넘쳐나고, 국민 신문구에도 민원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인제는 청정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백 대표의 요즘 모습을 보면 저희와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같이 할 이유는 없다"
"백 대표에게 공사자재 바비큐 그릴과 농약 분무기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바비큐 그릴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는 회신을 받았고 농약 분무기는 아직 조사 중인 것으로 안다"
논란이 지속되자 인제군 측은 올해 축제는 백종원 대표와 함께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처럼 행사를 진행할 이유는 없죠. 그리고 현재 다양한 논란으로 인해 외부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한 백 대표가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가장 큰 논란이 되었던 공사자재 바비큐 그릴과 농약 분무기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음식과 관련된 행사라는 점에서 가장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은 식품 안전입니다. 이런 음식 조리에 공사자재와 농약 분무기가 등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을 사용했다면 이해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다양한 활용법으로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이라는 점에서 꺼려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현재 공사자재 바비큐 그릴의 경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약 분무기와 관련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하네요.
백종원과 관련한 논란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이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빽햄 선물세트 할인 판매가 대중들에게 상술 논란으로 비난받으며 많은 문제들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브라질산 닭 밀키트', '감귤 맥주 함량', '예산시장 보복 출점', '농약 분무기 소스 살포', '녹슨 엔진 오일 드럼통 조리', '빽다방 플라스틱 용기', '공사자재 바베큐 그릴 사용', '지자체 편법 수의계약' 등입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액화석유가스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고 농지법·건축법 위반으로 고발당하는가 하면 원산지 표기법 위반과 식품광고표시법 위반으로 형사 입건되는 등 법적인 문제까지 불거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더본코리아 한 부장이 면접을 가장해 여성 지원자를 술자리에 불러 불쾌한 신체 접촉을 시도한 것이 알려져 고용노동부 조사를 앞두고 있기도 합니다.
한 기업이 저지를 수 있는 온갖 논란이 다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한 기업에서 이런 식의 반복된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 가지 사유 만으로도 회사가 휘청하는 시대인데, 이 정도면 논란 종합 백화점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입니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사업보고서를 통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지역개발 사업에서 지자체 용역 등으로 9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했습니다. 2022년 10억 원, 2023년 29억 원, 2024년 52억 원이었습니다.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랬다면 우리 회사 주가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문제는 백종원 대표의 발언입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100억 원 안팎을 벌어들였다는 보도에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사실상 비슷한 금액을 벌어들였음에도 백종원은 이를 부정했습니다. 그건 분명한 거짓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해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더욱 지역개발 사업과 관련해 백종원이 보여준 행태 때문에 대중들은 화가 난 상태입니다. 그동안 방송을 통해 보인 백종원의 행동은 무보수로 오직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헌하는 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대중들은 그렇기 때문에 백종원에게 박수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름값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 선한 영향력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사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엄청난 돈을 받고 그런 행사를 하면서 대중들을 기만했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앞선 인제군 5억 논란에 대중들이 분노한 것은 금액의 크기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은 배신감입니다. 그동안 백종원이 방송을 통해 보여준 선한 영향력이 사실은 거액을 받고 연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중의 배신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단 점에서 백종원이나 더본코리아로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만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