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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스쿨존 음주운전 가해자 뺑소니 혐의없다 주장한 것은 택시회사 사장이기 때문이었나?

by 조각창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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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초등학교 앞에서 만취한 운전자에 의해 초등학생이 사망했습니다. 대낮에 술 취한 운전자는 그대로 뺑소니를 쳐서 자신의 집으로 도주했죠. 물론 집안으로 도주하지 않고 주차장에서 나와 있는 것을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체포했습니다.

 

황당한 것은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범인을 잡았기 때문에 뺑소니는 아니라는 경찰의 주장이었습니다. 충돌을 인지하고서도 한참을 갔고, 자신이 현장으로 돌아와 쓰러진 아이를 구조하려는 행위도, 경찰에 자수한 것도 아님에도 뺑소니 혐의가 없다고 경찰은 주장해왔었습니다.

청담동 초등학생 음주운전 사고자 택시회사 대표였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경찰이 그렇게 관대한 조직이었는지 의문이 갈 뿐이었죠. 하지만 만취 운전 살인자의 정체가 드러나며 이것 때문인가? 하는 의구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에서도 제법 큰 택시회사 사장이었기 때문입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집에서 홀로 맥주 한두 잔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진술했지만, 실제 A 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인 0.08%가 넘었습니다. 이 정도면 그가 진술한 맥주 두 잔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 명확하죠.

 

A 씨는 사고를 내고 40m가량을 더 운전해 자택 주차장으로 이동했고, B 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습니다.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경찰과 목격자 증언 등을 종합하면 사고 직후 A 씨가 운전 중인 차량이 잠시 멈췄다가 자택 주차장으로 향했다고 하네요.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은 만취 사고 차량이 잠시 멈췄다는 겁니다. 이는 운전자가 자신이 방금 뭔가를 쳤다고 인지했다는 반증입니다. 말 그대로 아무런 인식도 하지 못했다면 만취해서 그냥 갔을 가능성이 높죠. 물론 악의적으로 사람을 쳤다면 멈출 생각 없이 그대로 도주하기도 합니다.


12월 4일 강남경찰서는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민식이법'인 특정범죄가중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 등 혐의를 적용했지만,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사, 이른바 '뺑소니'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었죠.

 

논란이 끊이지 않자 8일 입장을 번복한 경찰은 "사고 경위에 대해 블랙박스와 CCTV 분석, 피의자와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심사관과 법률전문가 등 내·외부 법률 검토를 거쳐 도주치사 혐의를 추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청담동 초등학생 사망하게 한 택시업체 대표

음주사고를 낸 A씨에 대한 경찰의 뺑소니 혐의 추가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은 그가 소속 운전사가 100명 이상인 서울에서도 적지 않은 규모의 택시회사 대표이사라고 합니다. 30대인 이 자가 회사를 설립했을 가능성은 전무하고, 그의 아버지가 대표였고 뒤를 이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체포 즉시 그자의 신상 정보를 다 알았을 것입니다. 모를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혹시 사고를 낸 자가 택시회사 대표라는 이유로 뺑소니 혐의를 뺀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하겠지만, 대중들은 이런 경찰의 변화에 의심하는 것은 가진 자들은 언제나 특혜를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A씨는 뺑소니 혐의까지 받고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이 자가 과연 얼마나 긴 징역형을 받을지 궁금한데, 기억하시는 이들도 많을 인천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 형량과 유사할 것이라는 법조계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취해 역주행을 하다 배달 오토바이와 사고가 나 배달원이 숨진 이 사건은 징역 5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당시 사건 혐의는 음주운전과 중아선 침범, 과속인데 이번 경우는 그보다 더 중하게 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쿨존에서 음주운전으로 어린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기 때문입니다.

 

뺑소니로 인한 도주치사 혐의까지 검찰에 송치됐다는 점에서 도주치사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기 때문에 앞선 을왕리 사건보다 더 중하게 처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쿨존에서 어린 학생을 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1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한 상태죠.

 

물론 검찰에서 뺑소니 혐의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재판부에서 돈의 힘을 빌린 가해자의 변호사에 의해 사건이 엉망으로 변질되며, 가벼운 형량만 받고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우려를 하는 것은 너무 흔하게 봐왔기 때문일 겁니다. 

언북초등학교 일방통행으로 바꾼다

경찰은 뺑소니 혐의를 빼고 검찰에 송치하려 했지만, 결정적으로 피의 차량이 사고 직후 잠시 정지했다는 사실이 A씨 주장과 배치됐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게 의식한 것은 부정적 여론과 함께 탄원서가 날아들며, 막판 뺑소니 혐의까지 포함했다고 합니다. 


이 사고로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자 언북초등학교 대로변을 일방통행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그동안 초등학교 앞임에도 통행로가 없어 언제나 사고 위험이 높았던 곳이라고 하죠. 아무래도 주거지 근처라는 점에서 기타 초등학교와 달리, 어린이 보호구역이 잘 정비가 되지 않았던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어 왔었습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달라 요청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포기했었다고 합니다. 그저 주민들의 의견만 중시한 서울시의 한심한 행정이 어린 학생을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습니다. 언북초등학교 스쿨존은 '2022 서울시 어린이보호구역 종합관리대책'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명시될 만큼 사고가 예견된 곳이었다는 점이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저출산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어린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는 것은 한심하기만 합니다.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바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척도라는 점에서 이번 기회에 초등학교 주변 점검을 통해 다시는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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