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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드라마 리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0% 시청률의 기적, 자폐 부모의 절절함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by 조각창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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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의 열연이 돋보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기적과 같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SKY TV에서 ENA로 사명을 바꾼 후 두 번째 오리지널 드라마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지상파 드라마를 압도한 시청률은 마침내 5화에서 10%를 찍었습니다.

 

채널이 어딘지도 모르고 찾아다닐 정도로 낯선 ENA의 오리지널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비영어권 드라마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할 수밖에 없죠. 여기에 미국에서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하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고 하죠. 정말 대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만들어진 이 드라마가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들을 끄집어낸 작가의 능력과 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박은빈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열연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이런 좋은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는 지상파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스타들의 우영우 앓이도 상상 이상이죠. 드라마 인증하며 우영우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는 스타들의 모습만 봐도 이 드라마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게 하죠. 자극적인 드라마만 가득한 세상에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드라마가 사랑받는 건 행복하고 멋진 일이죠.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라온 '자폐 아이 키우는 엄만데 우영우 요즘 보면 눈물이 너무 나요'란 제목의 글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자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보는 이 드라마는 비장애인들이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겁니다.

 

"드라마 캐릭터다 보니 캐릭터에 천재성에 부여한 것은 이해한다. 저희 애는 천재는 아니지만 우영우와 겹치는 게 너무 많아서 한 회 한 회 엄청 울면서 보고 있다. 저희 애도 (우영우의)고래같은 존재가 있다"

 

"우영우처럼 그런 멋있는 기차 그림을 보면 너무 좋아하고, 다른 종류의 대화를 하고 있다가도 갑자기 '기차!' 한다. '우영우'에서 고래가 헤엄치는 거 볼 때마다 저희는 기차가 달려가는 게 자동 재생된다"

 

"3회에서 펭수 좋아하는 아이가 나왔을 때 눈높이를 맞춰줘서 펭수 노래 부르고 하는 장면을 보며 작가가 공부를 좀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웃기도 많이 웃고 울기도 많이 한다"

 

글쓴이는 자신의 아이가 천재는 아니지만 드라마에서 우영우가 고래를 좋아하듯, 기차에 대해 집중한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은 실제 가족이 있다면 더욱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겠죠. 영우에게 고래가 최애이듯, 그 아이에게 기차는 모든 것이기도 하니 말이죠.

저도 '펭수' 노래를 부르는 세 명의 모습에 감동했던 기억이 있네요. 자폐인의 눈높이에 맞춰 펭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감동 그 이상이었죠. 글쓴이 역시 이 장면을 언급하며, 작가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자폐 유병률이 2위지만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쉬쉬하고 점점 더 숨게 되다 보니 고립되어가는 것 같다. 앞으로 자폐인들도 사회에 좀 더 나오게 되고 같이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잘 어울리게 되면 좋겠다"

 

"얼마 전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왜 아이를 낳냐고, 아이한테 피해'라는 글과 댓글들을 보며 많은 상처를 받았다. 저희도 저희 애가 자폐를 갖고 태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가족력도 아예 없고 살면서 자폐인을 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치료 잘해나가고 있고 미래 성인이 되면 아이도 낳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옆에 혹시 자폐인이 있다면 특별하게 대하지도 말고 그냥 똑같이 대해달라"

 

전혀 알지 못했는데 한국이 전 세계 자폐 유병률 2위라는 사실은 놀랍게 다가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자폐인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거나 부정적으로만 다뤄졌다는 점에서 씁쓸하게 다가올 정도네요.

실제 장애 있는 사람은 애를 낳아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글쓴이는 얼마나 힘겨웠을까요? 자폐인이 전혀 없는 집안이지만, 자폐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 아이가 성장해 누군가와 결혼해 아이를 낳을 텐데,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얼마나 울었을지 생각해 보면 서글프게 다가왔습니다.

 

자폐인이 있다면 특별하게 대하지도 말고 그냥 똑같이 대해달라는 마지막 당부가 아프게 다가옵니다. 장애인을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처럼 대우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에게 다가가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일 겁니다.

 

비장애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지고 손가락질하는 문화는 완전히 사라져야 할 저급 문화일 뿐이죠. 그런 점에서 영우가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라는 말을 들은 극 중 수연처럼 그저 친구처럼 대할 수 있는 나를 볼 수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 좋은 드라마는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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